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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다른 이곳 주민들…경비원 암투병 소식에 '이런 반응'

입력 2024-03-0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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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일자리 어떻습니까. 월급은 최저임금으로 받는데 하루 24시간 일했다고 일한 만큼 다 돈을 받지는 못하고요. 이거 하라 저거 하라, 일 시키는 사람이 수백명, 수천명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계약직에, 심지어 3개월 단위로 계약을 쪼개기도 합니다. 누구 얘기일까요. 아파트 경비원 얘기입니다. 4년 전 입주민의 폭행과 폭언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경비원, 지난해 관리소장의 갑질에 시달렸다며 유서를 남기고 숨진 경비원, 이들에 대한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언제 잘릴지 모르는 약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거죠. 그리고 이런 소식도 더 많아져야 할 겁니다. 경기 수원시 한 아파트의 경비원이 혈액암으로 일을 그만두게 됐습니다. 그러자 주민들이 8년 동안 애써준 경비원을 돕겠다면서 1천만원을 모아 전달했다고 합니다.

이승환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주민들이 매일 타는 엘레베이터엔 손글씨 편지가 붙었습니다.

광고 게시물, 가끔 민원 글이나 붙던 공간입니다.

들여다보니 '마지막 직장으로 생각했었다'는 인사글.

이 아파트에서 일하던 경비원 아저씨가 썼습니다.

[정승호/아파트 경비원 : 8년 동안 있으면 애들은 키가 막 10㎝ 이상 큽니다. 그럼 정말 나날이 커가는 모습이 보이고…]

61살 정승호 씨,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8년 일했습니다.

하루 걸러 24시간 일하는 고된 업무였습니다.

한 달 전쯤, 갑자기 허리를 펼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아팠습니다.

혈액암이었습니다.

[정승호/아파트 경비원 : 상담하고 나와서 갑자기 북받치는 거죠. '어떻게 된 거지' 이런 좌절도 있었고…]

항암 치료 때문에 일은 그만 둬야 했습니다.

지난 달 까지입니다.

무심히 경비원이 바뀌고 지나갔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 주민들, 좀 달랐습니다.

[김태헌/아파트운영위원회 총무이사 : 검사 한 번 해도 그게 몇천만 원 된다고 들었거든요. 그래도 적게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소식 들은 98세대 주민들, 일주일 만에 성금 1000만 원을 모았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습니다.

[윤원자/아파트 주민 : 눈물 나요. 그냥 눈물 났어요. 왠지 이분한텐 꼭 나아서 다시 뵙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아파트를 떠나는 정씨가 주민들에게 편지를 쓴 이유입니다.

[정승호/아파트 경비원 : 저를 떠나보내시면서 우시는 분, 또 메시지 남겨주시는 분. 받아보니까 '아, 정말 감사하다' 그런 생각…]

정씨는 내일(6일) 입원합니다.

암과 싸움이 무섭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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