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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중국어선 선 넘어 싹쓸이…대만 어민 "우리 터전 빼앗길지도"

입력 2024-03-0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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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은 대만 최전방 진먼다오 해역에서 자국 어민 2명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대만과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중국 해경은 노골적으로 순찰을 강화했고, 중국 어민은 경계를 넘어 물고기를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이도성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대만 진먼다오의 한 항구입니다.

한낮이지만 조업에 나가지 않은 어선들로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대만 유람선을 불법 검문하는 등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입니다.

[40대 어민 : 대만을 중국 소유라 생각해 마음대로 법을 집행합니다. 중국 해경에 끌려갈 수도 있고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어민들은 될 수 있으면 나가지 않으려고 해요.]

작은 배로 진먼다오 특산품인 자연산 조기를 잡으며 생계를 꾸려온 어민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큰 그물을 동원해 싹쓸이해가는 중국 어선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리모 씨/진먼다오 어민 : 중국이 선을 넘어와도 우리는 넘지 않을 겁니다. 우리 터전을 빼앗길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어떤 분위기일지 배를 타고 앞바다로 나가봤습니다.

중간지대를 지나자 양쪽에서 확연히 다른 모습이 펼쳐졌습니다.

중국 샤먼 쪽 바다에는 높은 빌딩 숲을 배경으로 해양스포츠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반면, 진먼다오 쪽 작은 섬들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군사기지로 꾸려졌습니다.

주민 없이 상주 병력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취재진 카메라엔 나무 뒤 숨은 탱크의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한 바다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중국의 '일국양제통일중국'과 대만의 '삼민주의통일중국'이라는 각각의 구호가 현재 상황을 대변했습니다.

1시간여 인근 해역을 둘러본 뒤 진먼다오 본섬 인근에 와서야 대만 어선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근처엔 오성홍기를 단 중국 어선이 고기잡이하고 있었습니다.

중국 어민 사망 사건 이후 중국은 진먼다오 인근 해역에서 순찰 활동을 강화했습니다.

함대를 조직하고 진먼다오 주변 훈련 영상도 공개했습니다.

진먼다오 주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뤼모 씨/진먼다오 주민 : 중국은 대만이 자신들의 일부라고 증명하고 싶어 합니다.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예전 같은 무서운 상황을 다시 겪고 싶지 않거든요.]

이런 가운데 중국은 올해 국방비 예산을 309조 원으로 늘렸습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오늘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 개회식에서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래 간섭에 반대한다"면서 "조국 통일 대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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