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르포] '중국-대만 화약고' 진먼다오, 다시 긴장 고조…직접 가보니

입력 2024-03-04 20:35 수정 2024-03-05 20:58

지하에 대형 땅굴…해변엔 '상륙 방지' 쇠말뚝
진먼다오 해역서 갈등 커지며 충돌 우려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지하에 대형 땅굴…해변엔 '상륙 방지' 쇠말뚝
진먼다오 해역서 갈등 커지며 충돌 우려


[앵커]

대만의 최전방 진먼다오 해역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화약고로 불리는 곳입니다. 최근 여기서 중국 어민 2명이 대만 해경의 단속을 피하려다 숨졌는데, 이 일을 계기로 양측의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긴장감이 높아진 현장을 베이징 이도성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기자]

중국 샤먼 앞바다에 있는 섬, 배를 타고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이곳은 진먼다오입니다.

대만의 청천백일만지홍기가 꽂혀 있지만 본섬과는 200km 넘게 떨어진 대륙 코앞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70여 년 전 중국 국공내전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격전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섬 구석구석엔 슬픈 상처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진먼다오 주민 : 우리 집도 당시 포탄에 맞아 쓰러졌어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대만 본섬으로 도망쳤죠.]

울릉도 2배 정도 크기의 작은 섬이지만, 요새를 곳곳에 심어둔 군사적 요충지입니다.

전쟁 이후에도 1958년부터 무려 21년 동안 서로를 향해 포격전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진먼다오 곳곳엔 이렇게 지하에 군사시설들이 숨어있는데요. 중국 대륙을 향해 총구를 겨눌 수 있도록 만들어놨습니다.

10여 개 달하는 땅굴은 배가 섬 안쪽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거대하게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백사장이 관광객을 반겨야 할 해변에도 갈등의 흔적이 서려 있습니다.

중국 대륙에 가장 가까운 해변에 와봤습니다. 이곳에는 과거 중국군의 상륙을 막기 위해 설치한 구조물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전쟁 당시 인민해방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구닝터우에는 거대한 탑이 세워졌습니다.

"어디였죠, 어디서 봤죠, 그대 미소가 이리 낯익은데 도무지 생각이 안 나네요."
- 덩리쥔 < 텐미미 (첨밀밀) >

대형 스피커를 가득 채우면 25km 거리까지 소리를 전할 수 있는 방송탑에는 1970년대 중화권 최고 인기를 누렸던 가수 덩리쥔의 목소리가 아직도 흘러나옵니다.

[사랑하는 대륙 동포 여러분. 안녕하세요, 덩리쥔입니다. 우리처럼 민주와 자유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진먼다오에는 1992년 계엄령이 해제되고 2001년 대륙과 제한 없이 교류할 수 있는 '소삼통' 정책이 시행되면서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진먼바오 앞바다에서 중국 어민들이 숨지자 중국이 대만 유람선을 무단으로 검문하고 대만이 설정한 금지·제한 수역을 넘나들면서 충돌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오늘 개막합니다.

중국이 대만에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영상디자인 곽세미 / 영상자막 장희정]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