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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직 소방관 6명 기리며…홍제동 거리 '소방영웅길' 지정

입력 2024-03-0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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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3년 전 오늘(4일) 서울 홍제동 불이 난 다세대 주택에서 시민 7명의 목숨을 구하고 순직한 소방관 6명이 있었습니다. "아직 아들이 안에 있다"는 말에 다시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모두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큰 안타까움을 샀는데 6명의 영웅을 기리기 위해 오늘부터 그 거리를 '소방영웅길'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좁은 골목 안, 다세대 주택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불을 끄는 소방관들, 열기도 다 못 막아주는 검은 방수복을 입고 있습니다.

한순간, 상황이 더 급박해집니다.

[야, 이리로 와! {들어, 들어!}]

건물이 무너진 겁니다.

잔해에 깔렸던 소방관이 신음을 흘리며 들려 나옵니다.

[몇 명 있는 거야?/{엄청 있어요, 지금. 미치겠네, 안에 들어간 사람들 있는데…}]

망치로는 벽을 깨고 길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매몰된 소방관 6명이 숨졌습니다.

2001년 3월 4일 홍제동 화재 참사입니다.

불을 낸 30대 남성은 징역 5년을 살고 나왔지만, 유가족과 동료들은 지난 23년 내내 이날을 떠올렸습니다.

[김미순/고 김철홍 소방관 누나 : 항상 영웅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저는 마음이 아팠어요. 죽은 뒤에 영웅을 하면 뭐 합니까.]

또다른 희생이 있을 때마다, 인력 상황과 장비, 처우 등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 더 속상했습니다.

'기억하고, 바꾸자'는 목소리가 모여, 오늘 화재 현장 인근 거리가 '소방영웅길'로 지정됐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 개인 탈출 장비와 면체, 헬멧 등 최신 장비 보강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서울에 숨진 소방관을 기리는 길이 생긴 건 처음입니다.

소방관들과 유가족은 이 길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서울소방재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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