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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부족" 대답만 20년째…잊혀진 영웅 임도현 비행사

입력 2024-03-01 20:22 수정 2024-03-0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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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1절을 맞아 JTBC는 잊혀진 영웅의 흔적을 추적했습니다. 임도현 비행사는 일본 비행기를 몰고 탈출한 뒤에 일본군과 전투를 벌이며 독립운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자료가 부족하다며 임 비행사의 행적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안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도 들판입니다.

허름한 가건물이 서 있습니다.

'임도현 항일 비행사 기념관'입니다.

후손이 직접 만들었습니다.

[임정범/임도현 비행사 조카 : '비행기를 몰고 탈출해서 장개석과 항일을 한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너의 큰아버지 밖에 없다'(는 말을 이 어릴 적 들었습니다)]

조카는 큰아버지가 남긴 이력서를 직접 검증했습니다.

먼저 일본 비행학교에서 비행사 자격증을 땄다는 기록부터 찾았습니다.

어렸을 때 집안 어른들에게 들었던 탈출 기록도 찾았습니다.

그리고 1936년 일제가 임 비행사에게 징역을 선고한 판결문까지 확보했습니다.

임 비행사가 다치카와 비행학교에 재학 시절 "비행술 수업을 하다 상하이로 도항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임정범/임도현 비행사 조카 : 이 판결문을 찾기 전까지는 보훈처에서는 이걸 인정을 안하거든요. (판결문을) 찾았을 때는 기분은요. 정말로 진짜 날아갈 것 같은 그런 기분이더라고요.]

1937년 중국으로 건너가 광시 항공학교에서 찍은 사진도 발견했습니다.

이력서에 "일본군과 전투를 치르다 왼쪽 눈썹 위에 총알을 맞았다"고 적어뒀습니다.

조카는 그 증거까지 찾아냈습니다.

[임정범/임도현 비행사 조카 : 법의학 교수님에게 부탁을 해서 아침부터 이걸 팠어요. '천공흔이 하나 있었다. 이것은 총알에 의한 것을 배제할 수 없다.']

증거를 찾을 때마다 보훈부를 찾아갔습니다.

그렇게 모은 기록이 70쪽이 넘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자료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임정범/임도현 비행사 조카 : 아무것도 답이 없어요. 이것에 대한 평가가 없어요. 그냥 자료 부족. 그러면 다 끝나요.]

이렇게 정부는 20년 넘게 임 비행사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조카는 3.1절인 오늘도 큰아버지의 명예를 찾기 위해 대답이 없는 보훈부를 찾아갔습니다.

[영상자막 장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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