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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닮았네요" 이젠 사라진다…32주 전에도 태아 성별 고지

입력 2024-02-28 20:23 수정 2024-02-28 22:18

헌법재판소 "태아 성별 고지 제한은 위헌"
1987년 '성별 고지 금지'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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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태아 성별 고지 제한은 위헌"
1987년 '성별 고지 금지' 도입


[앵커]

출산을 두 달 앞둔 임신 32주 이전까지는 의사가 아이의 성별을 알려주는 것을 그동안 법으로 금지해 왔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이게 위헌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당장 오늘(28일)부터 병원들은 '엄마 닮았네, 아빠 닮았네'가 아니라 아들인지 딸인지 바로 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조해언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 늦은 오후 서울의 한 산부인과입니다.

의사가 아이의 엄마에게 거리낌 없이 태아의 성별을 말합니다.

[이희영/산부인과 원장 : 아들입니다. 첫째는 딸, 둘째는 아들. 그래서 이렇게 잘 보이네요. 아들도 있고 딸도 있고 해서 좋으시겠는데요?]

헌법재판소가 임신 32주 이내에는 태아의 성별을 알려주지 못하게 하는 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직후입니다.

헌법재판관 6명이 위헌, 3명이 헌법불합치 의견을 내면서 법은 즉시 효력을 잃었습니다.

헌재는 변화한 시대상을 반영했습니다.

[정정미/헌법재판관 : 오늘날에는 전통 유교 사회의 영향인 남아선호 사상이 확연히 쇠퇴했습니다. 출생 성비는 출산 순위와 관계없이 모두 자연 성비에 도달하였고…]

헌재는 "부모가 태아의 성별을 알고 싶어하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성별 때문에 낙태를 하는 아주 예외적인 이유 때문에 대다수 부모의 기본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태아의 성별 고지를 금지하는 법은 남아선호 사상을 반영해 1987년에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2008년 헌재가 태아의 성별을 알려주는 것 자체를 모두 막는 건 헌법에 맞지 않다고 판단하면서 임신 32주 이내로 법이 바뀌었습니다.

오늘 헌재의 결정으로 이 법은 3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영상디자인 홍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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