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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0만원이면 적당한가요?"…결혼비용이 올라가는 이유

입력 2024-02-27 13:53 수정 2024-02-2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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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출연 : 이지현 기자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결혼 계획 있어서 준비하면서 비용 정리하고 있는데 7000(만원)이 넘어가네요. 이게 맞는 거예요?"

최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혼수와 신혼여행비를 모두 합해 7200만원 정도 들 것 같다는 겁니다.

누리꾼들 의견은 다양했습니다. '이 정도면 욕심 안 부리고 적당히 한 것', '다 평균치라 줄일 것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 정도로 쓰려면 연봉 1억쯤은 돼야 하는 것 아니냐', '결혼 못 하겠다'는 반응도 있었습니다.
 

평균 결혼비용 6300만원?

결혼정보업체 조사 결과 올해 평균 결혼 비용은 3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사진=가연〉

결혼정보업체 조사 결과 올해 평균 결혼 비용은 3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사진=가연〉


한 결혼정보업체의 '2024 결혼비용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평균 결혼비용은 3억 474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결혼 1~5년 차 기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입니다.

그중 신혼집이 2억 4176만원으로, 집을 뺀 결혼 비용만 6300만원 정돕니다.

또 다른 결혼정보업체에서는 집을 제외한 올해 평균 결혼비용을 5400만원 정도로 예상했습니다.

결혼에 들어가는 비용은 사람마다, 상황마다 천차만별이지만 평균적으로 5000만~6000만원이 들어가는 셈입니다. 기본적으로 결혼식을 치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높습니다.

오는 4월 결혼 예정인 예비신부 임모 씨는 "혼수를 따로 하지 않아도 돼 비용을 아꼈는데도 결혼식에 든 비용이 6000만원 이상이었다"며 "지출이 너무 많은 것 아닌지 고민도 했지만 한 번뿐인 결혼식이라는 생각에 눈을 낮추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9월 결혼을 앞둔 한모 씨는 "식장 비용을 아끼려고 회사 홀을 빌렸는데, 꽃과 장식 등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갔다"며 "결혼 비용을 6000만원 이하로 해결하자고 목표를 잡았는데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추가 비용 끝없어…깜깜이인 웨딩업계"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야 하는 추가 비용도 많습니다.

8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김모 씨는 "결혼사진 촬영 때문에 남양주에 있는 스튜디오로 헤어 스타일리스트를 불렀는데, 출장비 15만원을 추가로 요구하더라"며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이런 식으로 순식간에 추가금이 붙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습니다.

웨딩드레스를 고르기 위해 입어보는 것도 가게마다 5만~10만원씩 '피팅비'를 내야 합니다. 김 씨처럼 스튜디오 사진 촬영 때 머리 모양을 바꾸는 헤어 변형을 하면 약 30만원을 내야 하고, 촬영을 돕는 '헬퍼' 비용도 10만~20만원이 듭니다.

그렇다 보니 처음 견적을 받을 때와 실제 지불하는 비용이 천차만별인 경우도 많죠.

김 씨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가장 투명하게 공개된 건 반지 가격밖에 없었다"며 "다른 건 가격이 제대로 나와 있지도 않고 여러 명분으로 추가금을 받으니 한숨만 나온다"고 호소했습니다.
 
신혼부부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신혼부부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중저가 사라진 웨딩업계…선택권이 없다"


전문가들은 웨딩업계에 중저가 시장이 없는 점도 결혼 비용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과거에는 인구도 많고 결혼하려는 사람도 많아 중저가 웨딩홀부터 웨딩 서비스까지 다양한 선택권이 있었지만, 현재는 인구가 줄어들면서 고가의 웨딩 시장만 남았다는 겁니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실질적으로 결혼을 하려고 해도 가격대의 선택권이 굉장히 제한적"이라며 "중저가 결혼식이 호텔급 예식으로 대체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결혼을 하는 사람은 적고, 하는 사람들이 좋은 곳에서 결혼을 하게 되면 기준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웨딩 업계 자체가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늘어나는 베블런 효과가 있어 점점 더 가격이 올라가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결혼에 대한 시선도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됩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이라는 생각에 과한 지출을 하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이 개인 간 결합이기도 하지만 집안 간의 결합이다 보니 형식적인 면을 중요하게 여기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러다 보니 한동안 주목받았던 스몰웨딩도 원래의 의미를 잃고 요즘은 일반 예식 못지않게 비용이 많이 든다"며 "결혼 문화에 대한 가치관을 바꿔야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시, 공공시설 개방해 결혼식장으로 활용

서울시 북서울꿈의숲에서 열린 결혼식.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 북서울꿈의숲에서 열린 결혼식. 〈사진=서울시 제공〉


높은 결혼 비용은 결혼에 대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통계청의 '한국 사회동향 2023'에 따르면 모든 연령대에서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 '결혼자금 부족'이 꼽혔습니다. 물론 주택 비용이 가장 큰 부분이겠지만, 혼수 비용 등 부담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결혼 적령기에 해당하는 20대의 32.7%, 30대의 33.7%가 결혼자금 부족 때문에 결혼을 안 한다고 밝혔죠.

이영애 교수는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만 할 게 아니라 출산율과 관련된 제반 변수 조건들을 지원해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지자체가 나서서 괜찮은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서울시 공공시설 28곳을 개방해 결혼식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강공원 등 야외공원부터 미술관 등에서 하는 실내 예식, 한옥을 배경으로 한 결혼식도 가능합니다.

인원수와 꽃장식, 식대에 따라 비용은 달라지지만, 100인 기준 저렴하게는 959만원에 결혼식을 치를 수 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예식장 잡기도 치열해지고 비용도 비싸져 서울시 주요 시설을 개방해 결혼식을 할 수 있게끔 사업을 시작했다"며 "지난해 29건의 결혼식을 치렀고 올해 77쌍이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내년 예약 문의도 꽤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7200만원이면 적당한가요?"…결혼비용이 올라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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