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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곧 농번기인데…" 산사태로 꽉 막힌 도로, 복구 하세월

입력 2024-02-22 21:07 수정 2024-02-2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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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여름 폭우 때 강원도 정선의 한 도로에서 1만3천톤이 넘는 흙과 바위가 쏟아졌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마을을 잇는 도로가 완전히 막혔는데 반년이 지났는데도 그때 무너진 터널도, 또 이 집채만한 바위들도 그대로입니다. 

주민들은 앞으로도 적어도 2년은 더 불편을 겪어야만 한다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밀착카메라 송우영 기자입니다.

[기자]

산등성이가 훤히 드러났습니다.

바위와 흙은 폭포처럼 쏟아집니다.

지난해 여름 폭우 때 있었던 산사태입니다.

네 번이나 이어졌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다시 가봤습니다.

휴대폰 지도에는 길이 있는 것처럼 나오지만 실제로는 끊겼습니다.

지난해 여름에 대형 산사태가 났던 현장인데요.

반년 만에 다시 와보니까 현장은 여전히 바위들로 막혀 있는 상태입니다.

7개월이 지났지만 무너진 터널은 그대로입니다.

집채만한 바위들도 여전히 위태롭게 서 있습니다.

인근 5개 마을과 시내를 잇는 가장 빠른 길은 사라졌습니다.

[인근 마을 주민 : 저기로 해서 이렇게 돌아가니까 이리로 가면 5분 거리 불과한데 저기로 (돌아서) 가면 15분 걸린다고. (당시) 물도 끊어져 가지고 물도 불편해 가지고 저기 생수를 갖다줘서 그래 저기 먹고…]

하루에 4대 뿐인 버스도 막힌 길을 피해 돌아갑니다.

주민들은 육지 속 섬마을과 다를 바 없다고 호소합니다.

[서정국/인근 마을 주민 : (돌 치우는 작업을) 다음 주부터 조금 시작을 한다 이랬는데 너무 많이 늦었죠. (먼 길로) 돌아다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지금 막 불평, 불만이 많이 쌓여 있는 상태죠, 지금.]

복구 작업은 왜 늦어진 걸까.

정선군청은 안전을 먼저 생각하다보니 행정절차가 늦어졌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산 확보에도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장만준/강원 정선군 건설과장 : 원상 복구를 할 건지 아니면 대체 교량을 놓을 것인지. 어떤 게 가장 최적의 안인가, 경제적인가, 현실에 맞는가 이것이 1월에 확정이 됐습니다.]

겨우 나온 결론은 복구 대신 새 도로를 내는 것으로 결정됐습니다.

기존 도로는 흙과 바위는 치우지만 당분간은 통행을 막기로 했습니다.

우회하는 다리를 만드는 건데 빨라야 2026년 말이나 완공될 예정입니다.

반년 넘게 불편을 겪은 주민들이 2년이나 더 이렇게 지내야하는 겁니다.

[김생중/인근 마을 주민 : 임시 긴급 도로는 만들어 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 본 공사 뭐 큰 거는 뭐 나중에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한 달 반 뒤면 지금 여기 농번기가 와요. 그럼 어떡하느냐 이거요. 일하다가 말고 농약 사러 가야 되고, 비료 사러 가야 되고.]

복구 예산을 확보하고, 우회하는 다리를 설계하는 데만 반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바위들은 아직 치워지지 않았고, 주민들은 계속 여러 가지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작가 유승민 / VJ 박태용/ 취재지원 황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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