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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에 찔러 넣은 편지…고3과 80대 할머니 '급식실 인연'

입력 2024-02-19 21:41 수정 2024-02-1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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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이 급식실에서 저녁을 먹다 급식실 할머니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손녀 같은 학생에게'로 시작하는 편지였는데 어떤 사연인지, 가슴이 따뜻해지는 '몽글터뷰'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조유빈/대학생 : 갑자기 뭘 하나 제 주머니에 찔러 넣어주시는 거예요. 그날 급식 메뉴 중에 요거트가 있어서.]

고3 수험생 주머니에 요거트? 급식실 할머니가 쓴 편지였다.

[서행자/급식실 할머니 : 곧 있으면 고등학교 수능도 볼 거고 조금이나마 용기를 주고 싶다는 마음에 제가 편지를 썼죠.]

경남 진주의 한 고등학교, 갓 대학생이 된 조유빈 씨는 급식실에서 있었던 일을 평생 잊지 못할 거라고 말합니다.

수능을 불과 며칠 앞둔 어느 날이었습니다.

[조유빈/대학생 : 지자체에서 할머니들 일자리 주는 식으로 간단한 청소 업무를. 할머니께서 갑자기 뭘 하나 제 주머니에 찔러 넣어주시는 거예요.]

요거트라도 챙겨 주신 걸까.

[조유빈/대학생 : 그날 급식 메뉴 중에 요거트가 있어서. 그게 하나 남아서 인사 잘하는 학생한테 끼워 주셨나.]

한 글자씩 꾹꾹 눌러쓴 편지였습니다.

[조유빈/대학생 : 이름도 모르는 손녀 같은 학생에게. 언제나 밝은 미소로 먼저 인사하고 상냥한 언어로 답해줘서 고마웠어요. 학생은 언제 어디서나 꼭 필요한 사회인이 될 거라고 믿어요. 긍정적인 생각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왜 고3 수험생에게 편지를 썼던 걸까, 할머니를 만나봐야겠습니다.

할머니가 국화꽃을 기른다고 합니다.

비닐하우스에 계실 것 같아요.

할머니는 여든쯤 돼서야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갔습니다.

대학교에서 청소년 심리 상담도 공부했습니다.

[서행자/급식실 할머니 : 저는 'I can do it'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 단어를 떠올리면 아무리 내가 힘이 없어도 용기가 나는 것 같고 힘을 주는 것 같아서.]

고3 수험생 주머니에 편지를 넣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서행자/급식실 할머니 : 앞으로도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잘 견뎌낼 거야. 유빈이 파이팅. (저한테도 한 말씀 해주세요.) 한 10년은 젊어 보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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