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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체불 북 노동자 2000명 중국서 파업·폭동…관리직 맞아 숨져"

입력 2024-02-1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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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사진.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와 북한을 연결하는 압록강 철교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사진.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와 북한을 연결하는 압록강 철교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중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지난달 임금 체불에 항의해 공장을 점검하고 시위했을 당시 감시 요원을 인질로 잡고 관리직 대표를 폭행해 숨지게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7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국방성 산하 무역회사가 파견한 노동자 2000여명은 지난달 11일 중국 지린성 허룽시에 있는 의료 제조·수산물 가공 공장을 점거했습니다.

이들은 임금 체불에 화가 나 북한에서 파견된 관리직 대표와 감시 요원을 인질로 잡고 돈을 받을 때까지 파업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영사와 국가보위성 요원 등을 동원해 수습하려 했지만, 노동자들은 이들의 공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14일까지 점거를 이어갔습니다.

인질로 잡힌 관리직 대표는 폭행을 당했고 결국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동자를 중국에 파견하는 북한 회사는 중국 회사로부터 노동자 한 명당 월 우리 돈으로 약 46~52만원을 받는데, 숙식비와 회사 몫을 빼면 노동자에겐 약 13~19만원 정도 돌아갑니다.

하지만 이 마저도 회사가 전쟁준비자금 명목으로 가로채자 노동자들은 불만이 폭발한 겁니다.

요미우리는 "북한의 외국 파견 노동자들이 일으킨 첫 대규모 시위"라며 "노예 상태를 받아들이지 않는 젊은이들의 반골 의식이 표면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노동자들에게 밀린 임금을 줘 일단 달래고, 폭동을 주도한 약 200명을 특정해 절반 정도를 북한으로 송환했습니다.

북한 소식통은 "(이들은)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져 엄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습니다.

이 사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보고됐고 수뇌부들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탈북민인 고영환 통일부 장관 특별보좌역도 지린성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수천 명이 지난달 11일쯤부터 북한 당국의 임금 체불에 항의하며 여러 공장에서 파업과 폭동을 연쇄적으로 일으켰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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