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해 보이는 알루미늄 상자 옆면에 많은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보기엔 별것 없어 보이지만 이 상자는 아주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직진성을 가진 일반적인 초음파를 쏘면 원형 편광 초음파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직선형 초음파가 메타물질을 지나면서 원형 전단 초음파로 변환됐다.
이 상자는 빛과 음파를 특별하게 굴절시키는 신소재, 즉 메타물질입니다. 초음파는 직진성을 갖고 있어서 원형으로 바꾸게 되면 탐지 능력이 좋아집니다.
따라서 이 알루미늄 상자에 초음파를 쏘면 교량이나 항공기의 균열을 찾아내는
비파괴 검사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또 이 기술은 기존 장비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권민우 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구조물 내의 여러 결함을 한 번의 검사로 찾아낼 수 있어 검사 시간이 단축되고 검사의 정확도도 12배 높일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기계연 권민우 선임연구원이 메타물질을 활용한 결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수십 년 전 이 '원형 편광 초음파'에 대한 이론적인 논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걸 실제로 만든 적도 없고 이론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한쪽 구석에 놔뒀습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이걸 세계 처음으로 만들어 낸 겁니다.
때문에 학계에서도 이 원형 편광 초음파의 발견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산업용 비파괴 검사뿐 아니라 의료용 초음파까지 많은 부분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기술과 관련된 논문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Perfect Circular Polarization of Elastic Waves in Solid Media(게재일: 2024.02.12.))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