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엿가락 휘듯 처참함 그대로…'두 젊은 소방관' 삼킨 문경 공장 화재

입력 2024-02-01 19:56 수정 2024-02-02 15:4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오늘(1일) 저희 뉴스룸은 생때같은 젊은 소방관들의 목숨을 빼앗아 간 경북 문경의 화재 현장에서 전해드립니다. 보시는 것처럼 철골 구조는 엿가락처럼 다 휘었고, 공장은 원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난밤 불길이 얼마나 거셌는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잔인한 불길 속으로 가장 먼저 뛰어 들어가 가장 늦게까지 구조 수색 작업을 펼치다 끝내 빠져나오지 못한 두 명의 소방관이 있습니다. 스물 일곱 김수광, 서른 다섯 박수훈 소방관입니다. 오늘 저희 뉴스룸이 이곳 현장을 찾은 건, 두 소방관의 죽음을 단순히 안타까운 사고로만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왜 그런지 지금부터 조목조목 짚어드리겠습니다.

먼저 강버들 기자가 이번 화재를 시간대별로 정리해드립니다.

[기자]

어제 오후 7시 45분 공장 3층 창문 너머 빨간 불꽃이 일렁이기 시작합니다.

[옆 공장 관계자 : 경황이 없어서 소리 질러가지고 빨리 신고하라고.]

오후 7시 47분, 첫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불이 번지고 옆 공장 직원들은 급한 대로 호스를 끌어다 물을 뿌립니다.

이 시점, 신고가 쏟아집니다.

오후 7시 56분, 소방대가 도착합니다.

최초 신고 9분 만입니다.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구조 대원들은 공장으로 들어갑니다.

[배종혁/경북 문경소방서장 : 연소가 급격히 확산이 되고, 대원들이 위험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대피 중에…]

3층 발화 지점을 수색하는데,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오후 8시 24분, 구조 대원 2명의 내부 고립이 확인됐습니다.

[목격자 : 불 자꾸 넘어오잖아. 불 넘어오면 안 돼. 연기가 벌써 여기까지 왔는데…]

오후 8시 33분 이제 공장 외벽 자재가 녹아 떨어지고, 불꽃이 밖으로 쏟아집니다.

거센 불을 잡는 동시에, 고립 동료들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사이에도 건물이 점점 내려앉고 있습니다.

[배종혁/경북 문경소방서장 : 한 차례 붕괴가 있었기 때문에 대원들이 긴급 탈출을 하고 안전점검을 한 후 재진입을…]

오늘 오전 0시 20분 거센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고 1분 뒤, 김수광 소방장을 찾았습니다.

심정지 상태였습니다.

[배종혁/경북 문경소방서장 : 3층입니다. 바닥이 내려앉은 그 바닥 위에서 발견됐습니다.]

오전 3시 54분.

거기서 불과 7m 남짓 떨어진 지점에서 두 번째 박수훈 소방교가 발견됐습니다.

역시 심정지 상태였습니다.

[배종혁/경북 문경소방서장 : 분명한 건 최선을 다해서 인명 검색과 화재 진압했었고 너무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서…안타깝습니다.]

오전 9시, 구조 대원 2명과 4층 건물을 삼킨 불은 13시간 만에 꺼졌습니다.

[영상디자인 유정배]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