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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다른 하청업체 이의제기 책임져라"…삼성물산 갑질직원, 비리도 있었다

입력 2024-01-30 15:40 수정 2024-01-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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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의 한 직원이 하청업체에게 금품을 받고 공사비를 부풀린 정황이 발견돼 자체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직원은 과거 2차 하청업체 직원에게 '삼성물산 밑에서 계속 공사 일을 하려면 일부 자재 값을 받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른바 '갑질'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직원의 갑질과 비리 의혹에 대한 신고를 접수해 조정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2차 하청업체의 설움 "7억6천만 원 중 2억 원만 받으라고 했다"

'갑질' 의혹의 시작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화학물질 배관 설치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018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배관 건설 공사에 '2차 하청업체'로 참여했습니다.

A씨가 배관 자재를 사서 직원을 동원해 설치하면 공사가 끝난 뒤 '1차 하청업체'로부터 대금을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공사가 끝나기 전, 돈을 줘야 할 '1차 하청업체'가 부도났습니다.

'1차 하청업체'는 원청인 삼성물산에 직접 밀린 돈을 받을 수 있는 '직불동의서'를 써줬습니다.

A씨는 이를 근거로 그동안 쓴 자재 비용 7억6천만 원에 대한 내역서를 작성해 삼성물산에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삼성물산 직원 박모 씨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A씨는 박 씨가 "삼성물산과 계속 일하고 싶으면 2억 원만 받으라"고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터무니없는 금액을 받을 수 없다고 공정위에 제소했고, 공정위 조정 절차를 거쳐 합의금 명목으로 7천만 원을 더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돈만으로는 그동안 쓴 자재 비용과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었고, 결국 회사를 정리했습니다.

◇삼성물산 감사팀 "직원 비리 정황 확인…조사 협조해달라"

그런데 A씨는 지난해 말, 삼성물산 감사팀에서 연락을 받았습니다.

A씨의 자재 비용을 후려쳤던 삼성물산 직원 박 씨가 과거 하청업체들에게 금품을 받고 공사 비용을 부풀린 정황이 발견돼 조사에 협조해달라는 연락이었습니다.

뒤늦게 박 씨의 비리 정황을 알게 된 A씨는 다시 한 번 공정위에 제소했습니다.

A씨는 "삼성물산이 1차 하청업체 부도 이후에도 1차 하청업체에게 공사 대금 약 3억 원을 지급했다는 사실을 최근 알게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씨의 비리 정황과 당시 자금 흐름을 보면 1차 하청업체가 삼성물산에서 돈을 받고도 자신에게 자재 비용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삼성물산도 2차 하청업체에게 가야 할 돈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1차 하청업체에게만 돈을 줬고, 정작 2차 하청업체에게 줘야 할 자재 비용은 후려쳤다고 말했습니다.

◇삼성물산 "계약 당사자에게 돈 준 것"…공정위 "다음 달 조정"

삼성물산 측은 "계약 당사자인 1차 하청업체에게 대금을 지급한 것"이라면서 1차 하청업체와 2차 하청업체 사이의 일은, 원청인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직원 비리에 대해서는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조정원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를 통해 다음 달 삼성물산 측과 A씨를 불러 조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갑질과 비리 정황'이 담긴 녹취 내용은 오늘 저녁 7시 50분, JTBC 뉴스룸에서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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