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를 통째로 들이부은 박민영의 어마어마한 활약이 월요일 저녁을 뒤흔들었다.
지난 29일 방송된 tvN 월화극 '내 남편과 결혼해줘' 9회에는 1회 차 인생에서의 설움을 모아 자신에게 주어진 지독한 운명을 엎어버린 박민영(강지원)의 반격이 펼쳐졌다. 9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11.1%, 전국 가구 기준 평균 9.8%(닐슨코리아 케이블 IPTV 위성 통합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전국 모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고 또 자체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박민영의 프러포즈 현장을 지켜본 송하윤(정수민)은 상황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자 물에 뛰어들었고, 박민영이 자신을 위해 함께 뛰어들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박민영은 물속에서 섬뜩하게 웃으며 자신을 더 깊이 끌고 들어가려는 송하윤을 보고 공포에 떨었으나 자신의 집까지 찾아와 어떻게든 관계를 되돌리려 애쓰는 모습에 오히려 기뻐했다. 송하윤에게 선을 그으면서도 끊임없이 죄책감에 시달렸던 박민영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못돼 처먹어줘서 고마워"라고 각성하며 자비 없는 응징을 예고했다.
이이경(박민환)의 화려한 프러포즈가 펼쳐진 후 두 사람은 본격적인 결혼 준비에 돌입했다. 박민영은 일부러 회사 사람들 앞에서 이이경이 준 반지를 자랑하며 약혼 소식을 전했고, 회사 사람들은 그런 이이경의 배포를 치켜세웠다. 뿐만 아니라 자존심 센 이이경의 맹점을 이용해 1회 차 인생에서 받아보지 못했던 각종 명품 선물을 얻어내며 통쾌함을 배가시켰다.
더불어 요리 클래스에서 과거 자신을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던 시어머니 정경순(김자옥)을 만나게 된 박민영은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다. 무례하기 그지없는 태도에 한 마디도 지지 않고 오히려 차분하게 심기를 건드리는가 하면 완벽한 요리 실력으로 정경순의 말문을 막아 흥미진진함을 고조시켰다.
다시 만난 상견례 자리에서는 보다 본격적인 박민영의 활약이 시작됐다. 망사 스타킹에 진한 스모키 화장까지 상견례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스타일링으로 먼저 기선을 제압한 박민영은 웃으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당돌한 애티튜드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무엇보다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주옥같은 망언을 능숙하게 받아치던 박민영은 지난 10년간 응축되었던 분노를 터트리며 정경순을 "아줌마"라고 불렀다. 모두가 경악한 가운데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을 시원하게 쏟아낸 박민영은 이이경과 결혼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자신의 1회 차 인생을 시궁창으로 만들었던 시월드의 입구를 원천 봉쇄해 버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을 쫓아 나온 이이경에게 이별을 고했다. 분노한 이이경이 폭력적으로 박민영을 낚아채려는 순간, 박민영은 나인우(유지혁)에게 배운 유도 기술을 이용해 레스토랑 입구 한복판에서 이이경을 엎어치며 그간의 설움을 터트렸다. 완연한 승리의 미소를 짓는 박민영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