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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상자 '종이테이프', 꼭 떼서 버려야 하는 이유

입력 2024-01-25 17:30 수정 2024-01-2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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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출연 : 이지현 기자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종이테이프, 택배 상자에서 안 떼고 버려도 되나요?"

환경부에 자주 들어오는 문의사항 중 하나입니다. 종이테이프도 종이 재질이니 택배 상자에서 뗄 필요 없이 종이로 분리배출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설 선물 택배가 늘어날 때면 더 고민되는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종이테이프는 상자에서 떼서 일반쓰레기에 버려야 합니다. 종이로 재활용하기 어려운 데다, 다른 종이의 재활용마저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택배 상자는 종이테이프와 송장을 모두 제거한 뒤 펼쳐서 분리배출해야 한다. 〈사진=이지현 기자〉

택배 상자는 종이테이프와 송장을 모두 제거한 뒤 펼쳐서 분리배출해야 한다. 〈사진=이지현 기자〉

'종이랑 같이 버려도 되는 테이프'?…그린워싱이었다


사람들이 종이테이프를 종이랑 같이 버려도 된다고 생각한 건 종이테이프 업체들의 잘못된 광고도 영향을 줬습니다.

한참 종이테이프 사용이 늘어날 때 업체들이 '종이랑 같이 버려도 되는 테이프', '종이테이프는 재활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광고했기 때문이죠.

이들 대부분은 거짓 광고였습니다. 종이테이프는 종이로 버리면 재활용이 잘 안 되는데, 근거 없이 재활용이 된다는식으로 마케팅한 것이었습니다.

'그린워싱(Greenwashing)'이었습니다. 그린워싱이란 실제로는 친환경이 아닌데도 친환경인 것처럼 제품이나 기업을 홍보하는 친환경 위장술을 뜻합니다.

과거 종이테이프 업체들은 종이테이프를 종이로 버려도 된다고 잘못된 광고를 했다. 〈사진=한국소비자원〉

과거 종이테이프 업체들은 종이테이프를 종이로 버려도 된다고 잘못된 광고를 했다. 〈사진=한국소비자원〉

결국 소비자원까지 나섰습니다. 지난 2022년 한국소비자원은 온라인에서 친환경을 내세워 판매하고 있는 종이테이프 25종을 조사했는데요.

그중 19개 제품(76%)이 잘못된 분리배출 정보를 표시하고 있었습니다.

종이테이프는 왜 재활용이 어려울까?

종이테이프를 종이와 함께 물에 녹였을 때 남은 불순물. 가장 왼쪽이 PE코팅된 종이테이프, 가운데가 핫멜트 점착제가 사용된 종이테이프며 가장 오른쪽이 물에 잘 녹는 수해리성 종이테이프다. 〈사진=KWC제공〉

종이테이프를 종이와 함께 물에 녹였을 때 남은 불순물. 가장 왼쪽이 PE코팅된 종이테이프, 가운데가 핫멜트 점착제가 사용된 종이테이프며 가장 오른쪽이 물에 잘 녹는 수해리성 종이테이프다. 〈사진=KWC제공〉


종이테이프는 종이 재질의 테이프이긴 하지만 순수한 종이는 아닙니다. 접착력과 내구성을 갖추기 위해 종이에 코팅 처리를 하기 때문인데요.

끈적한 부분에는 접착력이 있어야 하니 고무나 아크릴계, 핫멜트(Hot-Melt) 타입의 점착제를 사용합니다.

반대 면에는 실리콘이나 폴리에틸렌(PE) 코팅을 해 점착면과 잘 분리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재료들은 종이로 분리 배출되면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종이를 재활용할 때에는 물에 종이를 풀어 녹이는 '해리'와 이물질을 걸러내는 '정선' 공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종이테이프 점착제와 박리제는 물에 잘 녹지 않을뿐더러, 정선 공정에서 거름망을 막아버리기도 합니다. 종이 재활용 과정 자체를 방해하는 겁니다.

종이테이프가 종이가 아닌 일반쓰레기로 배출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물에 녹는 '수해리성' 테이프도 개발…사용은 미미

물에 잘 녹아 재활용이 쉬운 종이테이프. 〈사진=이지현 기자〉

물에 잘 녹아 재활용이 쉬운 종이테이프. 〈사진=이지현 기자〉


종이와 같이 버려져도 물에 잘 녹는 '수해리성' 종이테이프가 최근 개발되고는 있습니다.

테이프 코팅제 자체를 물에 잘 녹는 수용성으로 바꿔 종이와 같이 버려져도 재활용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제품들입니다.

이런 테이프들은 환경표지 인증마크가 있거나 종이로 분리 배출할 수 있다는 뜻의 '종이 분리배출 지정 승인 표시'가 새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품은 극히 일부분입니다. 수해리성 테이프를 개발한 한 업체 관계자는 "수해리성 테이프를 개발한 곳도 드물고, 이를 사용하는 업체도 많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중국에서 수입되는 일반 종이테이프에 비해수해리성 테이프 가격이 2~3배 정도 비싸다"며 "ESG 경영을 실천하는 몇몇 대기업에서만 일부 제품 배송 시 수해리성 테이프를 사용하고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환경부 "택배상자, 테이프·송장 무조건 떼고 버려야"

택배 상자는 종이테이프와 송장을 모두 제거한 뒤 펼쳐서 분리배출해야 한다. 〈사진=이지현 기자〉

택배 상자는 종이테이프와 송장을 모두 제거한 뒤 펼쳐서 분리배출해야 한다. 〈사진=이지현 기자〉


결국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이테이프는 종이와 함께 버렸을 때 재활용 효율을 떨어뜨리는 '이물질'인 셈입니다.

그래서 종이테이프는 택배 상자에서 꼭 떼고 버려야 합니다.

환경부 지침도 마찬가지입니다.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골판지류의 종이를 배출할 때에는 테이프와 운송장을 모두 제거한 뒤, 다른 종이와 섞이지 않게 배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테이프는 재질과 상관없이 무조건 상자에서 떼고 배출해야 한다"면서 "테이프와 송장을 제거한 뒤 상자는 펼쳐서 배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택배 상자 '종이테이프', 꼭 떼서 버려야 하는 이유
〈뉴스들어가혁!〉은 JTBC news 유튜브를 통해 평일 아침 8시 생방송으로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갈 힘'이 될 핵심 이슈를 이가혁 기자가 더 쉽게, 더 친숙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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