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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처럼 홍보하더니 코앞에 흙비탈…황당한 '절벽뷰 아파트'

입력 2024-01-18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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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 달 전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가 산 비탈면과 그대로 맞닿아 있어 입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과거 우면산 산사태 사고 장소와도 가까운 곳인데, 이때처럼 폭우에 흙더미가 무너져내려도 대책이 없다는 겁니다.

정인아 기자입니다.

[기자]

흙더미가 쏟아져 내립니다.

아파트를 덮칩니다.

집 안은 온통 진흙투성입니다.

지난 2011년 7월 있었던 우면산 산사태 모습입니다.

왕복 8차선 도로만큼 거리가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10명 넘게 숨졌습니다.

이곳에서 불과 2km떨어진 아파틉니다.

지난해 11월 말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창밖 바로 앞에 흙비탈면이 보입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로 가깝습니다.

[이수곤/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지질이 풍화암으로 상당히 약해요. 그런데 경사가 한 60도 정도 돼요, 60도. 이건 돌에나 하는 것이거든요. 가파르게 깎아놓고 위험하게 산사태가 나도록 방치해놓고 마무리한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조경용 울타리는 무용지물입니다.

[A씨/입주민 : 정원을 조경할 것처럼 홍보자료를 만들어서 분양을 했고요.]

세입자를 구하고 싶어도 흙 비탈 면을 보면 모두 고개를 저었습니다.

주택 단지와 비탈면은 비탈면 높이만큼 떨어져있어야 합니다.

나무나 잔디도 심어야 합니다.

하지만 '안전 문제가 없으면 괜찮다'는 불분명한 예외규정이 문제입니다.

입주민들은 처음부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조합 측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다 짓고 나서는 산이 개인 사유지라서 손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조합 측은 "비가 내려도 아파트 쪽으로 물이 많이 흐르지 않는 걸 확인하고 공사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시공사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구청과 협의해 보강공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영상디자인 서동주 김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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