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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들어가"…기초수급자 '가스라이팅'해 익사시킨 남성

입력 2024-01-17 20:46 수정 2024-01-18 10:05

기초수급자인 피해자 2명…"둘이 싸워라" 지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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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수급자인 피해자 2명…"둘이 싸워라" 지시도


[앵커]

기초수급자를 지속적으로 때리고 괴롭히다 물에 들어가라고 강요해 익사하게 만든 4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남성은 조직폭력배 행세를 하며 기초수급자들을 겁주고 길들여서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게끔 만들었습니다.

이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옷 벗은 50대 남성이 바다 앞 난간을 넘으려 합니다.

이 해변엔 위험하니 물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팻말이 서있습니다.

바다에 들어간 이 남성은 파도에 휩쓸려 숨졌습니다.

왜 이 위험한 바다에 들어갔을까.

알고보니 누군가 바다에 뛰어들라고 시킨 거였습니다.

[전진모/창원해양경찰서 형사계장 : 왼쪽 눈에 멍이 좀 들어 있었고. 일행이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별다른 구호조치가 없었습니다.]

바다에 뛰어든 이 남성 행적을 쫒아 봤습니다.

사건 전날 밤, 식사하던 모습이 CCTV에 잡혔습니다.

갑자기 식당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사정합니다.

맞은 편에 앉은 남성, 바로 바다에 뛰어들라고 지시한 장본인입니다.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부산 한 고시원에서 알게 됐습니다.

가해자는 자신이 조폭 출신이라고 겁 줬고,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때렸습니다.

[전진모/창원해양경찰서 형사계장 : 노래방에서 술을 마시다가 업어치기로 내동댕이쳐진 일도 있고. 이런 일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다 보니까…]

이런 식으로 가해자에게 심리적 지배를 받은 피해자는 2명이었습니다.

둘 다 기초생활수급자, 경제적으로 어렵고 의지할 가족이 없었습니다.

가해자는 둘 사이 서열을 가린다며 싸움을 붙였고 한 사람이 실신해 나가기도 했습니다.

[피해자 : 말 안 들으면 두들겨 맞으니까. '둘이 안 하면 죽는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한 겁니다.]

둘이 뺏긴 돈은 1700만 원이 넘었고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했습니다.

[전진모/창원해양경찰서 형사계장 : 기초생활수급비도 모자라서 막노동까지 시킵니다. 그 막노동 일당까지 다 빼앗기는 상황이었습니다.]

가해 남성은 과실치사와 중감금치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화면제공 창원해양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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