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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대출금리 얼마?" 몇 번 조회했더니 대출 거절…이유는

입력 2024-01-0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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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비교해보려고 인터넷에서 신용조회 몇 번 했더니 대출이 거절됐어요. 어떻게 해야 하죠?'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등에 종종 올라오는 사연입니다.

대출이 필요해 여러 은행 앱에서 금리와 한도를 조회해 봤더니, 나중엔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했다는 겁니다.

은행들은 '신용정보 과다조회'를 이유로 들었다는데요.

정말 대출 금리와 한도 조회를 여러 번 하면 대출을 받을 때 불이익이 있을까요?

대출금리나 한도 비교 때문에 신용조회를 자주하면 대출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출금리나 한도 비교 때문에 신용조회를 자주하면 대출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조회하면 대출 거절"…은행마다 달라


너무 짧은 시간 안에 신용 조회를 자주 하면 그럴 수 있습니다.

대출 금리와 한도를 조회하려면 각 금융회사에서 고객의 신용정보를 조회해야 하는데요.

신용정보 조회 기록은 여러 금융사에 공유됩니다. 이 고객이 몇 번이나 신용정보를 조회했는지 알 수 있죠.

너무 짧은 시간 안에 신용정보를 조회한 기록이 많다면 은행은 이 고객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급전이 필요한 고객이거나, 중복대출의 위험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은행이 대출을 거절할 수도 있는 겁니다.

'단기간에 많이'의 기준은 은행마다 다릅니다.

A 은행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조회한 고객에 대해 대출을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주일 사이에 세 곳의 은행에서 각각 대출 금리와 한도를 비교했다면 A 은행에서는 대출이 어려운 겁니다.

A 은행 관계자는 "이럴 경우 일주일 동안은 신용정보를 조회하지 말고 일주일 뒤에 은행을 방문해 대출을 신청하면 된다"며 "그 사이에 대출 금리가 높아지거나 한도가 줄어드는 건 아니며 대출 승인이 미뤄지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B 은행은 횟수가 많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대출을 거절하진 않습니다. 다만 정밀 심사를 할 겁니다. 다른 은행이 대출 심사 중인 중복 대출 건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는 거죠.

신용정보는 '신용점수'와 다르다

개인 신용점수는와 신용정보는 다르다. 신용점수는 많이 조회해도 대출에 영향이 없다.〈사진=연합뉴스〉

개인 신용점수는와 신용정보는 다르다. 신용점수는 많이 조회해도 대출에 영향이 없다.〈사진=연합뉴스〉


여기서 말하는 신용정보는 '신용점수'와는 다릅니다.

신용점수는 나이스신용평가정보(NICE),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등 개인 신용평가회사에서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한 점수를 말하는데요.

이 점수는 언제든 얼마든 조회해도 괜찮습니다. 말 그대로 내 신용점수일 뿐이니 오히려 자주 확인하며 신용 평점을 관리하는 게 더 좋을 수 있죠.

하지만 대출 금리와 한도 조회에 사용되는 신용정보를 조회할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신용정보를 자주 조회하면 각 은행 정책에 따라 대출 등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면서 "다만 신용정보 조회가 잦더라도 신용점수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추가 혜택 드려요"…신용정보 조회 유도하는 플랫폼들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발달한 요즘은 앉은 자리에서 대출 금리나 한도 조회를 손쉽게 할 수 있습니다.

각 은행 앱에서도 볼 수 있고요. 네이버나 뱅크샐러드 같은 금융 플랫폼에서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수십 곳의 대출 금리, 한도를 한 번에 비교해주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들이 고객들의 신용정보 조회를 부추긴다는 점입니다.

C 플랫폼에서는 대출금리와 한도를 조회하기만 해도 포인트를 준다며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또 C 플랫폼에서 신용정보를 조회하자 D 플랫폼에서 '지금 알아보신 곳보다 추가 혜택을 드린다'는 메시지를 보내며 고객을 유인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신용정보 조회가 과다하면 대출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안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해당 플랫폼의 '자주 묻는 질문'에 들어가 검색을 해야만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금리 비교 서비스를 이용하면 대출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을 뿐입니다.

대출 금리와 한도를 비교할 수 있는 은행앱(왼쪽)과 플랫폼. 〈사진=각사 앱 캡처〉

대출 금리와 한도를 비교할 수 있는 은행앱(왼쪽)과 플랫폼. 〈사진=각사 앱 캡처〉

"너무 단기간에 과다 조회 말아야"…기록 삭제는 신중히


너무 짧은 시간에 여러 곳 금융사의 대출 금리와 한도를 비교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참고로 플랫폼에서는 한 번에 수십 곳 금융사의 대출 금리와 한도를 비교해 주지만, 신용정보 조회 건수는 '1건'으로 기록됩니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무작정 여러 곳 은행 앱을 깔아놓고 각각 대출 금리를 조회하기보다는, 자신의 주거래은행과 다른 1~2곳 정도의 금리만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최근 일부 은행은 고객들이 과도한 신용정보 조회를 대출에 불편을 겪는 일을 막고자 자체적으로 조회 횟수에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1일 5회 이상, 3개월 9회 이상 조회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만든 겁니다.

혹시 나의 과도한 신용정보 조회 기록이 신경 쓰이거나 금융 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있을 땐 신용조회기록을 삭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주의해서 활용해야 합니다. 모든 신용조회 기록이 삭제돼 앞으로 금융 서비스 이용에 지장이 있을 수 있고, 채권 추심 목적의 신용조회 기록은 삭제되지 않습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신용평가사를 통해 본인의 신용조회 기록을 삭제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는 일괄삭제만 가능하며 특정 기간의 기록을 삭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해온 모든 신용조회 기록이 삭제될 경우 오히려 은행에서 대출 심사를 할 때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며 "이후 금융거래에 불편이 발생할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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