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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은 '역대 가장 더운 해'…"올해는 더 덥다"

입력 2024-01-03 16:27 수정 2024-01-0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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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구과학관에 있는 엘니뇨 현상을 나타내는 SOS시스템. 〈사진=연합뉴스〉

국립대구과학관에 있는 엘니뇨 현상을 나타내는 SOS시스템. 〈사진=연합뉴스〉

13.7도, 2023년 한 해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이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감이 잘 안 오지만 '역대 가장 더운 한 해'였습니다.

전국에 기상관측망이 대폭 확충돼 각종 기상기록의 기준으로 삼는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연평균 기온이죠.

이전까지 연평균기온 1위는 2016년(13.4도)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102년 만에 가장 이른 벚꽃이 폈습니다. 5월부터는 이른 더위가 찾아와 서울의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섰죠.

더위는 계속 이어져 서울에서는 88년 만에 9월 열대야가 관측됐습니다.

겨울도 따뜻했습니다. 지난해 12월 8일에는 일부 지역 낮 기온이 20도를 넘어서면서 반팔을 입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는데요. 역대 12월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전 세계가 역대 가장 더운 해"…기후재앙도 잇따라

올해 여름 폭염이 덮친 이탈리아에서 한 남성이 물로 열을 식히고 있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올해 여름 폭염이 덮친 이탈리아에서 한 남성이 물로 열을 식히고 있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역대급 더위는 한반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아직 12월 공식 기온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2023년은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2023년이 지난 174년 중 가장 더운 해가 될 확률이 99%가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죠.

미국 기후분석단체 버클리 어스는 2023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았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파리 기후협정에서 전 세계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2100년까지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는데, 그 '기후변화 마지노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겁니다.

더위는 재난재해를 불러왔습니다. 지난 여름 서유럽과 아프리카, 미국 등에서는 섭씨 50도를 넘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하와이 마우이섬에서는 지난 8월 대형 산불이 나 섬 전체가 잿더미가 됐습니다. 리비아에서는 열대성 폭풍을 동반한 폭우로 대홍수가 발생해 4000여명이 숨지고 1만 명이 실종되는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엘니뇨 영향으로 올해는 더 더울 것"

1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진행되는 동안 활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에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진행되는 동안 활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에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올해입니다. 올해가 지난해 역대급 더위를 넘어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거란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시작된 엘니뇨가 올해 초까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엘니뇨는 적도 주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3개월 이동평균 기준)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도 "엘니뇨 이후 지구 온도가 0.2~0.25도 더 높아졌다"면서 "2024년은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1월 엘니뇨가 정점에 이른 뒤 4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죠.

WMO는 "엘니뇨 현상이 일어나는 동안 폭염과 홍수, 가뭄과 같은 극단적인 날씨와 기후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육지와 해양 온도가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지구는 해마다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지만, 전 세계의 대응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대신 "2030년까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전환을 개시할 필요가 있다"고 합의하는 데 그쳤습니다.

제임스 핸슨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각국 정부는 지구 온난화를 막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했다"면서 "훗날 되돌아봤을 때 2023년과 2024년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각국 정부의 무능함이 드러나게 된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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