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중근 의사가 죽음을 앞두고 썼던 글씨가 오늘(19일) 경매에서 20억원 가까운 금액에 낙찰됐습니다. 그동안 한번도 공개되지 않은 작품인데다 이토 히로부미를 쏘고 담담히 운명을 받아들였던 안 의사의 삶이 담겨 있기 때문인데요.
조소희 기자입니다.
[기자]
1909년,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
"피고 안중근, 피고 안중근을 사형에 처한다"
-영화 '영웅'
항소를 포기하고 담담히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 안 의사는 50점 정도의 유묵을 남겼습니다.
"조국이 무엇입니까"
-영화 '영웅'
대부분 보물로 지정됐는데 오늘,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유묵 한 편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용과 호랑이의 웅장한 형세를 어찌 지렁이와 고양이의 모습에 비견하겠는가"라는 뜻…
일제에 항거했던 그의 삶을 열한글자로 압축해놓은 듯 합니다.
네번째 손가락이 없는 특유의 손도장도 선명히 남아있습니다.
"저 안중근, 이 한 손가락 조국을 위해 바치겠습니다."
-뮤지컬 '영웅'
일본 교토의 한 소장가가 갖고 있던 이 유묵은 경매 예상가 10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습니다.
[19억5000만원 낙찰입니다.]
누가 낙찰을 받았는진 알 수 없지만, 작품이 국내에 들어온 이상 문화재청 승인 없이는 해외로 나갈 수 없습니다.
안 의사의 분신과도 같은 유묵이 113년 만에 뤼순 감옥에서 일본으로, 일본에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영상디자인 정수임 / 영상자막 장희정 김형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