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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도 죽었다"…숨진 기간제교사에 '학부모 폭언' 사실로

입력 2023-12-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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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근/유족 (지난 7월 24일) : 6개월 전에 제 딸도 그렇게 갔어요. 제 딸도 억울한 상황입니다.]

[앵커]

지난 7월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과 관련한 교육청 기자회견에서 한 남성이 기간제 교사였던 자신의 딸도 똑같은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 교사는 유족의 주장대로 학부모의 협박과 폭언에 시달리다 숨진 걸로 드러났습니다.

성화선 기자입니다.

[기자]

상명대부속초의 기간제 교사인 A씨는 밤이나 주말을 가리지 않고 학부모와 문자 메시지를 1500여건이나 주고 받았습니다.

개인 휴대전화번호가 학부모에게 공개됐기 때문입니다.

[함보현/유족 측 법률대리인 : (학교에) 공지사항을 알리는 e알리미 애플리케이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휴대전화로 잦은 빈도로 요구나 문의가 계속되었으며…]

지난해 6월 초엔 학생들 사이에 다툼이 생겼습니다.

평소 민원에 시달렸던 A교사는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동영상을 촬영해 학부모들에게 보냈습니다.

이후 비난과 항의에 시달렸습니다.

[박용덕/서울시교육청 공익제보센터장 : 경찰에 고소하겠다, 혹은 고소하러 가는 중이다. 교육청에 신고해서 교직에 못 서게 하겠다, 옷을 벗게 하겠다 이런 표현은 여러 가지로 형태로 기록돼 있어요.]

A교사는 억울함과 무력감으로 괴로워하다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보호막은 없었습니다.

[함보현/유족 측 법률대리인 : 무릎이라도 꿇고 사죄할까요? 이런 표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혼자 오롯이 이런 상황을 해명해야 됐고 해결해야 되는…]

A교사는 결국 올 1월 세상을 떠났고 남은 가족들은 여전히 눈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오재근/유족 : 별이 된 딸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하는데, 국가는 (왜) 우리 가족을 지켜주지 못하냐. 만약 계약서가 있다면 찢어버리고 싶었어요.]

유족 측은 산재를 신청하고, 폭언한 학부모에 대해 형사 고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해당 학부모는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생전 일기에 봄날이 올거라고 했지만, 끝내 봄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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