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권 여당 국민의힘의 김기현 대표가 조금 전 당 대표직을 내려놨습니다. 사퇴 압박에도 공개 일정을 취소하며 말을 아껴왔지만 친윤 핵심으로 꼽힌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지 하루 만에 거취를 정리한 겁니다. "변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 참패한다"는 위기감이 여권과 야권에서 동시에 커지면서 두 당 모두 요동치고 있는 건데 민주당에선 오늘(13일) 초선들이 불출마 선언으로 당 주류를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하혜빈 기자 보도 보시고 국회로 가보겠습니다.
[기자]
김기현 대표는 오늘 오후 5시쯤 소셜미디어에 당 대표직에서 내려온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간 진심을 다해 일했지만, 사명을 완수하지 못했다면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총선 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라면서 현재 당이 처한 상황에 대한 책임이 본인에게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자신의 거취를 두고 당이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어제 대표적인 친윤계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당 안팎에선 혁신을 위해선 김 대표도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반면 일부 초선 의원들은 이 같은 거취 압박을 비판하면서 김 대표를 두둔해, 당이 분열 조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표직 사퇴 압박이 계속되자 김 대표는 공개 일정을 취소한 뒤 어제부터 잠행에 들어갔고, 결국 하루 만에 당대표를 내려놓기로 한 겁니다.
다만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달라"며,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총선 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민주당은 "김기현 대표 사퇴 뒤에는 윤석열 대통령 그림자가 짙다"면서, "대통령 지시만을 쫓다가 결국 팽 당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는 입장을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