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6개월 전 정부는 '학생들 학원으로 내몰리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이 약속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이번 수능으로 학원 찾는 학생들 더 늘거라는 분석이 벌써 나오는데 이어서 조보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는 26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이러자 정부는 지난 6월,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내놨습니다.
킬러문항 배제였습니다.
[이주호/교육부 장관 (지난 6월) :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수능 킬러문항으로 인해 사교육으로 내몰렸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문제 출제를 담당하는 교육과정평가원장까지 물러났습니다.
수능 5개월을 앞두고 수험생과 학부모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학부모/지난 6월 : (자녀가) 밥상 다 차려놓은 것 같은데 메뉴를 바꾸라는 것이라고 그렇게 예를 들더라고요. 거기에 맞춰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걱정이 크죠.)]
일각에서는 물수능이 될 거라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수능, 역대 최고로 어려웠습니다.
수능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에 정부는 킬러문항을 없앴고 변별력을 갖췄다고 자평했지만 이견이 많습니다.
[수험생 : 킬러문항이 없다고는 했는데 시험을 보는 사람 입장에선 솔직히 킬러문항이 있었다고 느꼈어요. 솔직히 사교육의 도움 없이는 좀 힘들었을 것 같아요.]
게다가 정부는 앞으로의 난이도에 대해 명확히 말하지 않아 혼란만 더 키우고 있습니다.
학교 수업만으로는 까다로운 문제를 대비하기 어려워 학원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송경원/정의당 정책위원 : 학생들이 볼 때는 그냥 어려우면 킬러문항이에요. 이런 상태면 더더군다나 학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요.]
예비 고3 재학생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수험생들이 사교육의 유혹을 받을 수 있단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걸 받을지 말지는 개인의 판단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