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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준 집에 임차권 등기?…'가짜 계약서'로 전세대출 받아 챙긴 중개원

입력 2023-12-08 20:19 수정 2023-12-11 11:17

부동산 투자금 명목으로 수십 억 빌린 뒤 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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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금 명목으로 수십 억 빌린 뒤 잠적

[앵커]

JTBC는 월세 세입자를 집주인인 척 내세워 전세 계약을 맺고 보증금을 가로채는 사기 방식에 수십명이 피해를 입은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더 취재해보니 범행을 주도한 중개보조원은 가짜 전세계약서로 대출까지 받아 챙겼고, 부동산 투자를 핑계로 수십억원을 빼돌렸습니다.

정아람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송파구에 있는 집을 월세로 내준 김모 씨는 지난 9월 자신의 집에 임차권 등기가 설정돼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월세를 준 집에 전세 대출이 실행돼 있던 겁니다.

[김모 씨/집주인 : 저는 이 임차인이랑 월세계약을 맺었고, 전세계약은 맺은 적이 없는데 저도 모르는 이 전세계약이 맺어져 있더라고요.]

알고 보니 월세 계약을 주선했던 중개보조원 임모 씨가 집주인 몰래 허위 전세계약서를 작성한 거였습니다.

임씨는 이 가짜 전세계약서를 내세워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하고 기업은행이 빌려주는 전세 대출금 5억원까지 챙겼습니다.

대출 신청서에는 공범의 연락처와 주소를 적어 진짜 집주인인 것처럼 대출에 동의해줬습니다.

[김모 씨/집주인 : 핸드폰으로 본인 인증이 되게 흔하잖아요? (금융기관이) 그런 거라도 한번 했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거 같거든요. 계약서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 통화했다고 실제 이 계약서가 맞다고 판단을 내린 게 잘못한 일 같습니다.]

김씨는 갑자기 대출 일부를 떠안게 돼 서울보증보험과 소송을 하고 있습니다.

임씨 일당의 수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부동산 투자에 급전이 필요한데 이자를 많이 쳐주겠다며 주변에서 돈을 빌린 뒤 수십억을 가로챘습니다.

피해자는 서울 송파구에 집중됐는데, 임씨는 중개보조원이란 자신의 직업을 범죄 수단으로 활용했습니다.

[전 재산이죠. 힘들게 번 돈 다 날렸고…]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맨날 몇 번 병원에 실려 가고 자살 시도 몇 번 했죠.]

[저는 피의자로 인해서 개인회생 지금 하고 있고요.]

임씨가 있던 부동산은 폐업 상태입니다.

[건물 관리인 : {언제 없어졌어요?} 한 1년 됐을 거 같아요.]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관련 조사를 벌이는 한편 임씨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조용희 / 취재지원 박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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