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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데" 유모차 끌다 유심히…한 학생 장학금 지킨 '촉'

입력 2023-12-07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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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쉬는 날 아이를 데리고 산책하던 현직 경찰관이 보이스피싱에 당한 대학생을 발견하고 추가 피해를 막았습니다. 이 학생이 편의점에서 기프트카드 여러 장을 사는 모습을 보고 보이스피싱을 직감한 겁니다.

이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검은 옷 입은 20대 대학생이 뭔가를 계산해달라고 합니다.

온라인에서 현금처럼 쓰는 '기프트카드'입니다.

50만 원어치를 산 뒤 편의점 밖으로 나가 벤치에 앉습니다.

유모차 끌며 지나가던 남성이 이 모습을 유심히 지켜봅니다.

쉬는 날 2살 아이와 함께 산책 나온 현직 경찰관, 유창욱 경사였습니다.

[유창욱/경기 수원남부경찰서 광교지구대 경사 : 벤치에 앉아서 어떤 카드를 주섬주섬 만지고 있더라고요. '어, 이상하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잠시 뒤 근처 골목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마주칩니다.

남성은 편의점으로 들어가더니 또 기프트카드를 고릅니다.

유 경사가 뒤따라 들어가 말을 겁니다.

[유창욱/경기 수원남부경찰서 광교지구대 경사 : '혹시 뭐 때문에 사는 거냐' 그래서 '경찰관인데 이런 사기가 많아서 그런다' 그랬더니 이제 얼버무리더라고요.]

남성은 누군가와 통화 중이었습니다.

유 경사가 휴대전화를 건네받습니다.

[유창욱/경기 수원남부경찰서 광교지구대 경사 : 바로 끊었습니다. 전화를 하려고 하는데 바로 아무 말 안 하고.]

이 대학생,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자였습니다.

검사를 사칭한 사기꾼에게 기프트카드 150만 원어치를 이미 보냈고, 200만 원어치를 더 사려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유창욱/경기 수원남부경찰서 광교지구대 경사 : 제가 그런 수사 경험도 있었고. 하도 피해가 많이 발생하다 보니까 그냥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관여한 것 같습니다.]

경찰관의 빠른 판단 덕에 학생은 장학금을 일부나마 지켰습니다.

[화면제공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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