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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인요한 15분 회동, 극적 봉합처럼 보이지만...사실상 혁신안 수용 '거부'

입력 2023-12-06 19:18 수정 2023-12-06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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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만났습니다. 그동안 국민의힘에선 지도부가 혁신위 안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당 지도부와 혁신위 사이 갈등이 계속됐습니다. 오늘 만남에선 두 사람이 일단 손을 잡고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결국 혁신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두 사람은 오늘 오후 5시쯤 당대표 회의실에서 15분 정도 만났습니다. 공개적으로 짧은 인사를 주고받은 뒤 만남 자체는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정작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눈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대표는 비공개 만남 시간에 "혁신위 활동으로 당이 역동적으로 가고 있다"면서 "그동안 고생 많았고, 남은 기간도 잘 해주기를 바란다"며 인 위원장의 활동을 격려했습니다. 앞서 인 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일부 친윤계 의원들에게 불출마나 수도권 험지 출마를 혁신안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지도부조차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인 위원장은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김 대표 역시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갈등은 더 고조됐습니다.

김 대표는 인 위원장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의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공관위원장 제안은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한 충정에서 하신 말씀이라고 충분히 공감하고, 제안해주신 안건들은 당의 혁신과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다만 선거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할 일들이 있어서 지금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한 겁니다.

인 위원장은 지도부의 이 같은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인 위원장은 "김기현 대표의 희생과 혁신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지금까지 혁신위가 절반의 성과를 만들어냈다면, 나머지 절반은 당이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크게 반발해왔던 기세가 꺾인 모습입니다. 남아 있는 혁신안들은 혁신위 활동 종합 보고서와 함께 다음 주 월요일 당 최고위에 보고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내일 오전 내부 회의를 통해 추후 행보에 관해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국회를 빠져나가는 인 위원장에게는 "회동 결과에 만족하는가", "혁신위 조기 해체설은 일축된 것인가" 등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답하지 않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 영상 참고)

일단 혁신위 조기 해체 등에 대해 혁신위원들의 의견을 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다음 주 활동보고서 제출을 기점으로 혁신위 활동도 종료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날 면담 자리에 함께 있었던 정해용 혁신위원은 "혁신위 역할은 이 정도면 다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일 회의를 해서 어떤 식으로 정리할지 논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 월요일 최고위 회의 뒤 당 지도부는 "혁신안 의결을 요청받은 적이 없다"고 했지만, 혁신위는 최고위에 보고하려고 했으나 지도부가 "혁신안을 모두 모아서 상정하라고 했다"며 서로 엇갈린 주장을 폈습니다. 결국 혁신위는 김 대표가 스스로 '전권을 주겠다'며 출범시켰지만, 지도부가 혁신안 수용 거부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 사실상 예정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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