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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 쓰고 새벽 1시부터 대기"…충남 유일 공공산후조리원 가보니

입력 2023-12-0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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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이슈 전해드립니다. 우리나라 산모 10명 중 8명은 아이 낳고 곧바로 산후조리원에 들어갑니다. 산후조리원이 필수는 아니라지만, 필수처럼 자리 잡은 지 오래죠. 문제는 비용인데, 전국에서 가장 비싼 곳은 얼마나 할까요. 서울 강남에 있는데 이 산후조리원, 2주 특실 쓰는데 3800만원이 듭니다. 가장 싼 곳은 충북 청주에 있는데 일반실 130만원입니다. 대략 30배 차이죠.

가격은 천차만별이겠지만 산후조리원, 기본적으로 적지 않은 돈이 듭니다. 올해 기준 전국 평균이 326만원까지 올랐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산모들, 특히 저소득층에선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산후조리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긴 평균 요금이 170만원, 민간의 절반 수준이죠. 문제는 전국에 19곳뿐이라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란 겁니다. 그래서 예약을 받는 날이면 새벽부터 전쟁이 벌어집니다.

황예린 기자가 현장에 가봤습니다.

[기자]

공공 산후조리원 옆, 별관에 있는 회의실입니다.

내년 2월 입소 예약을 위해 이미 수십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일 처음 온 대기자는 예비 아빠로, 접수 13시간 전에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회사에 연차를 쓰고, 천안에서 온 겁니다.

[첫 번째 대기자 : 새벽 1시 정도 도착했고. 애매하게 도착해서 마음 졸이느니 그냥 아예 빨리 오자라는 생각으로 (왔어요.)]

지금 시간이 오후 2시입니다.

새벽부터 대기하던 사람들이 이제부터 접수를 시작합니다.

한 달에 16명 정도가 이용할 수 있는데, 이 순번에 들지 못한 대기자는 애가 탑니다.

[19번째 대기자 : 석 달 전까지는 9시에 와도 충분히 예약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이런 상황인 줄 알았으면 새벽 한 4시에 왔을 것 같아요.]

이 공공산후조리원에선 매월 초마다 이같은 '오픈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윤수영/충남 홍성 공공산후조리원 담당 팀장 : 저번 달에는 첫 번째로 오신 분이 (새벽) 3시 30분쯤에 오셨다고 들었어요. 이번 달에는 새벽 1시에 (오셨어요.) 달마다 점점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라 저희가 그런 부분들이 좀 굉장히 고민스러운 부분이긴 하거든요.]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질까.

충남에 있는 유일한 공공 산후조리원인 데다가, 비용은 민간 산후조리원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박슬기/16번째 대기자 : 저렴한 가격에 다른 조리원들이랑 이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좋은 것 같아서 오게 됐어요.]

특히 다자녀 가구나 취약계층에겐 출산 준비가 적잖은 부담입니다.

계속 떨어지는 출생률과 경영난에 민간 산후조리원 수도 크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공공 산후조리원 수는 턱없이 부족해 전국에 19곳 뿐입니다.

[19번째 대기자 : 요즘에 뭐 출산율 점점 떨어진다고 하는데 충남에는 공공 하나밖에 없더라고요. 더 생겨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확대가 더딘 이유는 지자체의 예산 부족 탓입니다.

저출생 해결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영상디자인 강아람 홍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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