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5월 경기 부천의 오피스텔에서 20대 남성이 또래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크게 다쳐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됐습니다. 그런데 가해자가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린 탓에 보상은커녕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집기는 널브러졌고 벽과 바닥은 피 범벅입니다.
핏자국은 현관문 손잡이를 거쳐 바깥 비상 계단까지 이어집니다.
지난 5월 8일 새벽이었습니다.
20대 남성 이 모 씨가 또래 김 모 씨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둘이 한 여성을 좋아한 게 발단이었습니다.
[피해자 : 같이 술을 먹던 자리에 그 친구가 끼게 된 거예요. 과할 정도로 술을 혼자 먹었던 것 같아요.]
김 씨는 손, 머리, 어깨 등 10군데 넘게 찔렸고 의식을 잃었습니다.
[피해자 : 동맥, 인대, 힘줄, 핏줄 다 끊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가해자 이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해자에게 사과하진 않았고, 1억5천만 원 형사 합의를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월 21일 새벽,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 지금도 솔직히 믿기지 않아요. 왜 죽었는지도 모르고 너무 답답해서…]
피해자는 이제 사과도 보상도 못 받게 됐습니다.
[피해자 어머니 : 합의금이 나오면 일단은 병원비 이런 거로 충당을 하고… 이게 그냥 다 없어진 거죠.]
몸과 마음에 상처가 남았고 손가락을 마음대로 못 움직이는 후유증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
[피해자 : 불안감도 크고 미래에 대해서 확신이 크게 없어요.]
범죄 피해자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고 하소연할 곳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