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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감리업체 담합 수사선상 오른 50대, 압수수색 뒤 투신…LH 출신 전관 업체 대주주

입력 2023-12-0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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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H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는 것뿐 아니라, 검찰도 LH 아파트 감리업체들의 담합 의혹을 수사 중입니다. 넉 달 전 업체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벌어졌는데, 당시 브로커로 지목됐던 LH 출신 업자가 숨진 채 발견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먼저 박준우 기자입니다.

[박준우 기자]

대전 유성구의 한 오피스텔입니다.

지난 9월 4일 밤, 50대 남성 김모씨는 이곳 옥상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오피스텔 관계자 : 1층에서 엘리베이터 타고 바로 올라가서 바로예요, 바로. 생각할 것도 없이. 그러니까 그렇게 하려고 올라온 거예요.]

서울중앙지검은 LH와 조달청 등이 발주한 사업에 감리업체들이 입찰 담합을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여왔습니다.

지난 8월 30일엔 감리업체 11곳 등을 압수수색했는데, 이때 LH 기술직 출신인 김씨의 휴대전화도 압수했습니다.

그리고 닷새 뒤 김씨가 숨진 겁니다.

앞서 감리업체들은 담합 사건에 대해 자진 신고했습니다.

이때 김씨가 입찰 순번과 낙찰자를 조율하는 브로커 역할을 했다는 진술이 나와 수사선상에 올랐습니다.

[업계 관계자 : 그분이 아마 여러 회사의 명함을 파고 다녔었던 것 같아요. 여기도 영업에 관여하고 저기도 영업에 관여하면서 그랬던 분으로 알고 있는데…]

검찰은 지난달 초 김씨가 대주주로 있던 감리업체에 대한 혐의도 잡고 추가로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검찰은 "김씨를 불러 조사하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숨진 LH 전관 업자가 몸담았던 회사는 신생업체인데도 LH로부터 모두 17건, 1천1백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습니다. 특히 이 회사는 지하주차장이 무너진 인천 검단 아파트도 감리했는데, 한꺼번에 많은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하느라 감리가 소홀했던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어서 김안수 기자입니다.

[김안수기자]

숨진 김씨가 대주주이자 사내이사로 있던 건축사사무소입니다.

김씨는 지분 34%를 갖고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업체 관계자 : (김씨를) '소장님'이라고 하는 건 제가 부르는 호칭이에요.]

이 회사의 사내이사는 3명, 모두 LH 전관 입니다.

김씨는 LH 2급, 회장 허모씨와 대표이사 김모씨는 1급 출신 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2019년 설립된 신생업쳅니다.

불과 4년여 동안 LH가 발주한 감리용역 가운데 17건을 수주했습니다.

계약금액은 약 1130억원입니다.

회사 규모를 고려했을 때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다른 업체들에 비해 실적이 월등히 좋습니다.

특히 지하주차장이 무너진 인천 검단 아파트 현장의 감리를 맡았던 곳 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김씨가 브로커로 활동하며 신생업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업을 수주해 사고가 난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LH는 검찰 조사 결과 해당 회사 등에서 부당 행위가 발견되면 용역 계약을 해지하고 최고 수준의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LH는 당초 전면 백지화하겠다던 전관 업체들과의 수백억원대 계약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황수비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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