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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요양병원 CCTV 사각지대서 범행…살인사건에 '병사'진단 내린 요양병원

입력 2023-11-2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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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5월, 경기도의 한 요양병원에서 80대 환자가 숨졌습니다. 병원에선 가족들에게 병 때문에 사망했다는 진단서만 줬는데, 경찰 수사 결과 이 환자는 병에 걸린 게 아니라 다른 환자에게 목이 졸려 살해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최연수 기자입니다.

[최연수 기자]

깜깜한 요양병원 병실에 불이 켜집니다.

간병인이 달려 나갑니다.

잠시 뒤 의사와 간호사 등이 병실로 들어갑니다.

25분쯤 지나 구급대가 도착해 심폐소생술을 합니다.

지난 5월, 경기도 의왕의 한 요양병원에서 80대 여성이 숨졌습니다.

유족은 병원에서 연락을 받고 급히 병원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사망 원인에 '병사'라고 적힌 사망진단서를 받았습니다.

병으로 숨졌단 뜻입니다.

[피해자 유족 : 어머니 모시고 빨리 나가라. 부원장이라는 사람은 그 말이 이렇더라고요. 우리가 다 나중에 죄가 있으면 우리가 벌받으면 되고 이런 식으로.]

유족은 처음에는 어머니가 화장실에 가다 거동이 불편해 사고가 난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신에서 수상한 흔적이 나왔습니다.

[피해자 유족 : 제가 그 당시에 간호팀장이라는 사람한테도 어머니 목 뒤에 이거 다 멍인데 이게 뭐냐 얘기를 했었어요.]

병원측은 심폐소생술을 하다 생긴 흔적이라고만 했습니다.

경찰도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병실 안 CCTV가 없어 처음부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CCTV 설치 의무가 있는 요양원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겨우 병실 쪽을 비추는 복도 CCTV 사각지대에 또 다른 환자 A씨와 숨진 여성 단둘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사인이 목 졸림에 의한 것이라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결국 7개월 만에 경찰은 A씨를 살인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앵커]

보신 것처럼 살인 사건이었는데도, 병원 측은 사망 원인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채 빨리 병원에서 나가라고만 했다고 유족들은 주장합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의료진의 잘못이 있었던 건 아닌지, 과실치사 혐의를 함께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박지영 기자입니다.

[박지영 기자]

간병인이 병실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한 건 새벽 5시10분쯤입니다.

몸이 딱딱하게 굳고, 피부와 점막이 파랗게 변해갔습니다.

당시 CCTV를 확인해봤습니다.

경찰은 사망 시각을 밤 12시에서 새벽 2시 반 사이로 추정했습니다.

새벽 4시에 간호사 1명이 나타났지만 옆 병실만 살펴보고 사라집니다.

이후 새벽 5시 10분까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유족 : 여기(피해자 병실)는 들어가지도 않고 휙 지나가더라고요. 새벽 3시에 돌아야 할 라운딩(회진) 자체가 없었어요.]

새벽 회진이 빈틈에 사건이 벌어졌고 사후조치도 늦었다는 주장입니다.

유족은 평소에도 위험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피해자 유족 : (가해자가) '본인을 무시한다'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고. 혼자서 불만을 토로하고 화를 내고.]

유족들은 고소장에서 두 사람 병상 간격을 조금 넓힌 것 말고는 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자 유족 : (가해자가) 저희 어머니가 소변을 언제 보시고 이랬던 걸 다 일일이 체크를 했답니다.]

또 사건 당일 응급처치를 했던 의료진도 아르바이트를 하던 현직 군의관인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요양병원 의료진의 과실치사 혐의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조성혜 김관후 / 영상그래픽 김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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