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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도 못 먹을 판"…빚내서 빚갚는 '다중채무자' 사상 최대

입력 2023-11-21 19:57 수정 2023-11-2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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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분기 가계부채가 발표됐는데 '대출공화국'이란 표현이 빈말이 아닌 수준입니다. 무려 1875조원. 석달 만에 14조3000억원이 늘면서 역대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습니다. 뭐 때문에 이렇게 빚이 불어났나 들여다보니 빚내서 집산 사람이 늘어난 걸로 보입니다. 지난 석달간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이 자그마치 17조원이 넘습니다. 이렇게 가계부채가 심각해지면서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이른바 '다중채무자'도 453만명까지 늘었습니다. 빚을 내 빚을 돌려막는 벼랑 끝 상황일 가능성이 큰 사람들입니다.

김도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민금융 통합지원센터를 찾은 20대 남성입니다.

학자금부터 생활비 대출 등 지금까지 금융회사 4곳에서 4000만원을 빌렸습니다.

[A씨/다중채무자 : 돌려막기까진 아니었는데. 급할 때는 받았었죠. 대출받을 때 금리 자체부터가 예전하고 많이 다르기도 하고. 120만원 정도는 매월 공제를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게 좀 많이 부담됐었습니다.]

고금리로 이자가 불어난데다, 대출 한도까지 차버려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습니다.

총 8000만원을 금융회사 7곳에서 나눠 빌린 70대 남성은 매달 버는 돈을 빚 갚는 데 쓰고 있습니다.

[B씨/다중채무자 : 대출이 많다니까요. 대출이 7건 되니까 각 건에 있어서 (독촉) 전화 오니까 내가 못 견디겠는거라. 지금 힘들죠. 요즘 누구 말대로 라면도 못 먹을 판인데 지금 돈 200만원 좀 더 벌어가지고 통장 다 200만원 뺏기니까.]

이렇게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9월말 기준 453만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추세는 전체 가계대출에도 반영됐습니다.

한국은행은 대출과 카드 신용거래 등을 모두 합한 3분기 가계신용이 1875조원을 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한 분기 만에 14조원 넘게 늘어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주택담보대출과 카드 사용이 늘어난데다, 카드사 대출이나 정책금융이 급증한 영향입니다.

특히 계속된 고금리 상황에서 전체 가계 빛 규모가 불어나다보니 한계 상황에 내몰리는 대출자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영상디자인 조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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