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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일수록 탄소배출 많다…상위 10%가 전세계 배출량 '절반' 차지

입력 2023-11-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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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기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환경단체. 〈사진=REUTERS/연합뉴스〉

전용기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환경단체. 〈사진=REUTERS/연합뉴스〉


억만장자(소득 상위 1%)의 1년 평균 탄소 배출량 5959톤 … ①
억만장자가 아닌 사람(소득 하위 99%)의 1년 평균 탄소 배출량 4.1톤 … ②


∴ "소득 상위 1%(①)가 소득 하위 99%(②) 탄소배출량의 1453배를 1년에 배출한다."(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최상위 부유층이 이용하는 요트나 전용기 등 교통수단에 더해,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산업에 이들이 투자한 게 배출량을 늘린 원인이었습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스웨덴 스톡홀름 환경연구소의 연구를 바탕으로 데이터가 있는 가장 최근 연도인 2019년 기준 소득·수준별 탄소 배출량을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슈퍼 리치'인 상위 1%(7700만 명) 부유층이 배출하는 양은 전체 배출량의 16%를 차지했습니다.

대상을 소득 상위 10%로 넓히면, 부유층이 배출하는 탄소의 양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절반(50%)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기후 재앙 사망자 91%는 개도국에서 발생

브라질 산불. 〈사진=EPA/연합뉴스〉

브라질 산불. 〈사진=EPA/연합뉴스〉


소득 상위 계층에서 탄소 배출이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탄소 배출에 따른 기후 위기 피해는 개발도상국이 입고 있었습니다.

UN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기후 관련 재앙 때문에 사망한 사람의 91%는 개발도상국 국민이었죠.

부유층은 자연재해에 덜 취약한 곳, 안전한 주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반면 소득 하위 계층은 홍수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 집에 살고 있을 확률이 높고, 폭염을 막아줄 냉방 시설도 갖추기 힘든 실정입니다.

옥스팜은 "이런 대조적인 상황에서 (부유층과 소득 하위계층이 겪는) 반복된 폭염, 홍수, 가뭄은 전혀 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며 "기후 관련 재난이 반복될수록 (소득 하위계층이) 충격을 극복하고 삶을 되찾는 능력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0~2030년 사이 기후변화 등 문제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1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부유층 탄소배출 줄이고 '부유세' 걷어 재생에너지 전환해야


국제사회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지구표면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전과 비교해 섭씨 1.5도 이하로 억제하고자 하는 노력에 합의했습니다.

이 목표를 지키려면 전 세계는 2030년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줄여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탄소 배출 현황과 각국의 탄소 배출 저감 노력을 따져봤을 때 목표 달성이 어려울 거란 전망이 벌써 나옵니다.

소득 상위 1%가 2030년에 배출하는 탄소량도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제시한 배출량 목표치를 22배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피해는 또다시 개발도상국 또는 소득 하위 계층이 입게 됩니다. 따라서 부유층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게 급선무입니다.

석유 사용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시위. 〈사진=EPA/연합뉴스〉

석유 사용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시위. 〈사진=EPA/연합뉴스〉


옥스팜은 "부유층의 과도한 탄소 배출을 빠르게 줄여야 한다"면서 "전용기, 요트 등은 사치품으로 생활에 필수적이지 않은 만큼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유한 국가들은 지구 온난화에 책임이 있으며, 석유와 가스 생산을 빠르게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세금을 활용한 해결책도 제시했습니다.

경제를 비롯해 여러 분야의 불평등이 심한 국가일수록 기후변화 재난 피해도 크다고 보고 '부유세'를 매겨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거죠.

기업과 백만장자를 대상으로는 부유세를 걷어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미타브베하르 옥스팜 인터내셔널 임시 총재는 "부유층의 재산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으면 이들이 우리를 강탈하고 지구를 망치는 것을 허용하는 셈"이라며 "이들에게 과세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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