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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킬러문항 아니냐" 수능 수학 22번 문제 놓고 '시끌'

입력 2023-11-1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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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능에서 이른바 '킬러 문항' 즉, 사교육을 조장하는 매우 어려운 문제를 없애겠다고 교육 당국이 공언했죠. 어제(16일) 치러진 수능에서 이 '킬러 문항'은 빠졌어도, 전체적으로 꽤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수학 22번 문항은 '사실상 킬러 문항'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는데요, 이 문항 먼저 같이 보실까요?

네, 함수 문제인 것 같은데 f(8)의 값을 구하는 겁니다. 뭔가 보기엔 간단해 보이는데요, 보시면 어떻게 풀 지 감이 오시나요? 저로서는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알아보니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모습을 추론해서 푸는 문제라고 합니다.

[앵커]

수험생 사이에서 저거 한 문제만 몇십분 허비했다는 말도 나오더라고요.

[기자]

아무래도 지난 9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만점자가 크게 늘자, 최상위권을 가려내기 위해 변별력이 있는 문제를 출제한 걸로 보입니다. 수능 문제를 분석한 EBS 현장조사단은 '킬러문항은 아니지만 변별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심주석/인천 하늘고 교사 (EBS 수학 강사) : 올해 치러진 9월 모의평가와 출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최상위권에 대한 변별력을 강화하다 보니…]

결국 시험 변별력을 위해선 어려운 문제도 있어야 하는 건 맞는데, 여기에 이른바 공교육만으로는 풀 수 없는 킬러문항은 배제하자는 게 교육부의 입장입니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이 '변별력을 위한 어려운 문제'라는 게 곧 사교육 조장해 온 킬러문항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최수일/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교육 혁신센터장 : (수학) 22번 같은 문제는 주어진 조건을 해석하는 과정은 아이들이 전혀 (학교에서) 학습하지 않아요. 사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앵커]

결국 애초에 '킬러문항'이라는 것의 정의 자체가 모호하고, '공교육 만으로 이 문제 충분히 풀 수 있다' '없다' 이런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단 의견도 있어요.

[기자]

그래도 올해부터는 수능 출제위원회에 '킬러 문항 점검팀'을 따로 만들었고, 이게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실제로 이번 수능에선 전문 용어가 많은 지문이나 복잡한 그래프 등은 예년에 비해서 많이 사라졌습니다.

[앵커]

논의가 '킬러문항'이라는 용어에 매몰되지 말고 사교육을 줄이면서도 변별력을 갖출 수 있는 아주 세밀한 연구가 계속 이뤄져야겠습니다. 수능 때 대리시험 방지 차원에서 필적 확인 문구를 손 글씨로 쓰게 하잖아요. 매년 좋은 시구가 쓰이는데 올해는 양광모 시인의 시 '가장 넓은 길'에 나오는 구절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였다고 합니다. 수능 성적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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