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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0명 몸속에 '반쪽 아킬레스건'…100억 편취 일당 검거

입력 2023-11-16 20:16 수정 2023-11-17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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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JTBC는 1년 전 '반쪽짜리 아킬레스건'이 유통되고 있고, 환자들 몸에 이식됐다는 소식을 단독 보도해 드렸습니다. 반쪽 아킬레스건이란 게 뭐냐. 축구나 농구 같은 격한 운동하다 무릎 다쳐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경우가 있죠. 군 면제 대상이 되는 심각한 부상이라 수술해야 하는데, 방법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이 기증한 아킬레스건을 이식 재료로 써 재건 수술을 하는 겁니다. 국내엔 기증자가 많지 않아 대부분 미국에서 수입합니다.

JTBC는 이 수입 과정에서 아킬레스건을 반으로 자른 뒤 온전한 인체조직인 것처럼 속여 병원에 유통시킨 정황을 포착한 겁니다. 굵기나 강도가 충분한지 검증도 안 됐는데 환자들 몸에 이식까지 된 거죠. 경찰이 오늘(16일) 이 반쪽 아킬레스건을 들여와 유통한 일당을 붙잡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환자가 6천5백여명, 빼돌린 요양급여가 100억원에 달합니다.

정인아 기자입니다.

[기자]

냉동 상태로 포장된 아킬레스건 조직입니다.

수입업체는 온전한 걸 들여왔다며 식약처 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병원에는 반으로 잘라 팔았습니다.

[박명운/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계장 : 이걸 반쪽으로 자름으로써 기능상의 문제점이 생길 수도 있고, (크기가 작아) 의사의 선택권에 제한을 줄 수가 있는 거죠.]

조직이식 결과 기록서입니다.

반쪽 아킬레스건엔 알파벳 B가 적혀 있습니다.

이미 허가를 받은거라 식약처도 적발하지 못했습니다.

26개 업체가 병원 4백여곳에 반쪽 아킬레스건 6천 7백여개를 납품했고 환자 6천 5백여명이 이식 받았습니다.

업체들은 이렇게 아킬레스건 하나를 두 개로 쪼개 요양급여를 받았습니다.

또, 아예 반쪽짜리로 들여온 것도 온전한 것 처럼 속여서 허가를 받은 뒤 역시 요양급여를 타냈습니다.

이렇게 받은 요양급여는 모두 백억 원이나 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8억원, 나머지는 환자들 본인부담이 72억입니다.

경찰은 업체들이 병원에 리베이트를 준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납품업체로 선정해달라며 고가의 수술도구와 현금 등을 준 겁니다.

영업사원이 수술실에 들어가 아킬레스건을 환자 치수에 맞게 직접 자르는 등 수술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업체 직원과 의사, 간호사 등 모두 85명을 검거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건보공단에는 반쪽 아킬레스건을 이식받은 환자 명단을 보냈습니다.

건보공단은 "요양기관이 아니면 부당하게 받아간 본인부담금은 돌려 받을 수 없다"며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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