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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빠른 통신수단이었던 '전보', 13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입력 2023-11-1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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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한때 가장 빠른 통신수단이었던 전보가 13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전보 서비스를 운영해 온 KT는 "누적 적자가 크게 증가했다며 다음 달 15일 종료를 알렸습니다.

[앵커]

지금 상클 여러분께서는 전보 서비스 "맞아. 많이 썼었는데" 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고, "전보가 아직까지 있었나?" 놀라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저는 전보가 좀 생소하거든요.

[기자]

저도 전보를 사용해 본적은 없는데, 이게 사라지는 이유가, 아무래도 스마트폰 메신저 때문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금 카카오톡이나 문자가 하던 역할을 전보가 오랫동안 해왔죠. 전보는 1885년 한성전보총국이 서울∼인천 간 첫 전보를 보내며 첫 시작됐습니다. 집집마다 전화기가 없던 1950~60년대까지 가장 빠른 연락 수단이 전보였습니다. 원로 방송인 고(故) 송해 씨가 6·25 휴전 전보를 직접 쳤다는 일화도 유명하죠. 글자가 추가될수록 돈이 더 들었기 때문에 '축 승진', '조부 위독'과 같은 축약어가 주로 사용됐습니다.

보실까요? '기쾌유'…이건 '쾌유를 기원합니다'라는 뜻이고요. '부친상경'…이건 '아버지가 너 보려고 서울 간다'. '조부사망급래', '할아버지 돌아가셔서 빨리 고향 내려와라'라는 내용입니다. 이 밖에도 고향 부모님에게 '손주가 태어났다'고 전하거나, 먼 친척의 결혼축하 인사를 보내는 것도 전보였습니다.

[앵커]

우리가 문자 보낼 때 용량 제한이 있어서 줄임말로 보내는 경우와 비슷하군요.

[기자]

그렇죠. 보시면 저렇게 원고지 칸에 글자를 쓰는 방식인데, "필승을 빕니다"라는 말이 적혀있습니다. 전보는 1990년대 이메일과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이용량이 급격하게 줄었고, 이후엔 경축용으로 명맥을 유지해 왔습니다. 다만 전보를 대체할 수 있는 유사 서비스는 남아있는데요. 우정사업본부는 오프라인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경조 카드 서비스', '경조금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앵커]

'레트로 감성'이라고 하죠, 축하메시지를 문자나 이메일이 아닌 전보로 받는다면 뭔가 기억에 더 남을 것 같기는 하네요. 다음 달 15일 종료된다고 하니까 그 전에 한번 써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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