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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형외과 후기 조작 업체 추적…"부작용 환자 사진도 잘 된 수술로 조작"

입력 2023-11-13 20:29 수정 2023-11-22 21:56

가족·지인 계정으로 "여기 쌍수 잘해요"
유령계정이 성형외과 '가짜 후기' 작성
JTBC 취재 눈치채고 "제보 조심하라"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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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지인 계정으로 "여기 쌍수 잘해요"
유령계정이 성형외과 '가짜 후기' 작성
JTBC 취재 눈치채고 "제보 조심하라" 공지

[앵커]

성형수술 어디서 했더니 잘됐다, 요즘은 어느 병원이 대세다, 이런 식으로 온라인에 특정 성형외과를 홍보하는 가짜 후기를 조직적으로 올리다 적발되는 사례가 여전히 많습니다.

이런 가짜 후기 누가 쓰는 건지, 왜 근절되지 않는 건지 정인아 기자가 추적했습니다.

[정인아 기자]

성형외과가 몰려있는 서울 신사역 인근입니다.

서울 강남구에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병원이 400곳이 넘습니다.

일반의가 진료하는 의원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습니다.

사람들은 이 많은 병원들 가운데 자신의 몸을 맡길 곳을 정하기 위해 여러 성형 관련 온라인 카페나 애플리케이션에서 수술 후기를 찾아봅니다.

병원 전문 마케팅 업체가 강남에 있는 한 성형외과를 위해 쓴 후기 내역입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수십개가 보입니다.

한 아이디마다 글을 쓰는 닉네임이 서너개씩 있습니다.

처지는 눈꺼풀이 고민인 40대 주부 쌍꺼풀 재수술을 알아보는 30대 직장 여성 등 캐릭터까지 정해놨습니다.

이 지침대로 가짜 후기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어디에 몇 개를 썼는지 표로 정리해 병원에 보냈습니다.

가격은 게시글은 하나에 최대 3만 5천원, 댓글은 5천원입니다.

가짜 후기 쓰는 사람을 모으는 오픈채팅방에서 직접 지원해 봤습니다.

A병원 원장이 눈밑 지방 재배치를 잘한다는걸 자연스럽게 추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한 ID로 쓰면 조작을 들킨다면서 가족이나 지인의 ID를 동원하라고도 했습니다.

다른 ID로 로그인 하기 전엔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설정해야 추적에 걸리지 않는다고 알려주기까지 합니다.

한 업체는 JTBC가 취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뒤 조심하라는 공지를 내렸습니다.

JTBC는 업체에 후기 조작을 의뢰한 병원들에게 입장을 물었지만 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앵커]

저희가 직접 상담을 받아본 업체들은 초기 비용만 천만원이 든다면서 짱짱한 후기를 약속했습니다. 사람을 모을 땐 문예창작과를 우대한다는 공고도 냈는데요, 실제로 가짜 후기를 올렸던 사람은 눈이 제대로 안 감기는 부작용을 겪던 환자 사례를 수술이 너무 잘 됐다며 사진도, 글도 조작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어서 송승환 기자입니다.

[송승환 기자]

후기를 조작하는 업체에 상담을 받아봤습니다.

[B : 바비X이나 강남XX 이거를 가장 기본으로 세팅하시면 되는데. 또는 여우X나 피부X 카페 등등 대형 카페에. 여기다가 후기를 짱짱하게 올려서.]

맡기는 일에 따라 금액도 올라갑니다.

[B : 인플루언서 분들 섭외하고 후기 올려주는 게 거의 (건당) 100만원까지도 하거든요. 개원했을 때 최소가 1000만원 세팅하거든요, 월에.]

사람을 모으는 광고엔 문예창작과를 우대한다고 적어놨습니다.

글을 올리는 순서도 정해져 있습니다.

[A씨 : 처음에는 코가 낮아서 고민이다, 어디 병원으로 정했고 내일 수술 할 거다(라고 쓰고). 4주 뒤에 후기(쓰고). 이런 식으로 정말 일반인들이 쓰는 것처럼 작업을 하니까.]

수술이 잘 됐다고 조작하는 건 기본입니다.

[A씨 : 눈이 제대로 안 감기는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환자가 있었는데, 마치 수술이 너무 잘 됐다고 사진도 조작하고 원고도 조작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더 많이 글을 퍼뜨리기 위해 이렇게 조작된 원고를 올리기만 하는 사람도 모았습니다.

[A씨 : 복사, 붙여넣기 하면 건당 얼마 주겠다.]

강남에 이런 후기 조작이 없는 병원은 드물다고도 했습니다.

[A씨 : 네이버 카페나 커뮤니티, 성형 어플이나 많잖아요. 인기 있는 그런 사이트나 어플에는 다 작업이 들어간다.]

병원과 업체들의 검은 거래에 애꿎은 환자들만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최무룡 김재식 / 영상디자인 송민지 / 영상그래픽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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