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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와 불편한 동거 끝? 을숙도 '고양이 급식소' 철거 논란

입력 2023-11-0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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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 을숙도는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로 섬 전체가 문화재 보호구역입니다. 하지만 버려진 고양이들도 모여 살아 '고양이 섬'으로도 불리는데요. 그런데 최근 문화재청이 철새들의 피해를 우려해 고양이 급식소의 철거를 명령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하지만 애초에 문제를 만든 건, 고양이도 철새도 아니었습니다.

조익신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낙동강 하구에 자리 잡은 부산 을숙도.

숲과 갈대, 모래톱이 어울어진 철새들의 고향입니다.

이곳은 길고양이들의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현재 70마리 가량이 살고 있습니다.

끼니는 고양이 급식소에서 해결합니다.

최근 문화재청에서 이 급식소의 철거를 명령 했습니다.

문화재위원회의 불허 결정에도 불법 운영 중이라는 겁니다.

당시 불허 이유는 철새들의 피해였습니다.

환경단체에선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백해주/초록생활 대표 : 새들을 막 죽여요. 고양이들 때문에 이쪽에 나무 위에 앉지도 못하고…]

반면, 동물단체에선 크게 반발했습니다.

중성화 수술로 한때 200마리에 달하던 개체수도 많이 줄었다며 밥줄을 끊을 순 없다는 겁니다.

[권세화/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복지팀장 : (중성화하면) 얘네들은 먹이사슬 경쟁에서 약자가 돼가지고 굶어 죽거든요.]

지자체에서 지원까지 한 사업이라고 항변했지만, 

[부산시 관계자 : (문화재위의 고양이 급식소 불허 통보가) 시청으로 전달이 됐어야 되는데요. 당시에 전달이 안 됐더라고요.]

시에선 제공했던 급식소 12개부터 먼저 걷어 갔습니다.

곳곳에 동물단체 등이 임의로 설치한 급식소는 남겨뒀지만 철거는 시간 문제입니다.

[백해주/초록생활 대표 : 여기만 해도 아마 40~50개 될 거예요. 지금 이 안쪽에…]

[이석진/문화재청 대변인실 주무관 : (부산시에) 예산을 받은 내역만 철거를 하라는 명령을 내린 게 아니라, 을숙도에 있는 것을 다 (철거) 하라…]

[김애라/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대표 : 우리 단체 소유이기 때문에 저걸(고양이 급식소를) 건드리면 우리는 고발을 할 거니까…]

동물단체들은 결국 철새들도 피해를 입을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박혜경/부산동물사랑길고양이보호연대 대표 : (고양이도) 살아야 되니까 야생의 본능이 이제 다시 되살아나겠죠.]

환경단체들은 포식자인 고양이를 아예 분리시켜야 한단 입장입니다.

[백해주/초록생활 대표 : 고양이들을 (을숙도) 어디 한 군데 모아가지고, 차라리 모아서 급식을 주고…]

고양이와 철새의 불편한 동거.

결국 문제를 만든 건 사람들입니다.

[박혜경/부산동물사랑길고양이보호연대 대표 : 여기 굉장히 유기 많이 해요.]

[백해주/초록생활 대표 : 버릴 것 같으면 키우지 말아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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