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에 있는 한 탕후루 가게 근처에서 아이들이 무설탕 탕후루를 먹고 있다. 〈사진=한류경 기자〉
탕후루 가게 앞 입간판에 '무설탕' '제로(ZERO) 슈가' 등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한류경 기자〉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한 탕후루 가게에서 만난 A씨는 JTBC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탕후루 가게에는 일반 탕후루와 함께 무설탕 탕후루, 이른바 '제로(슈가) 탕후루'도 같이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A씨는 아이들 건강이 걱정돼 무설탕을 골랐다고 했습니다.
탕후루 가게 직원은 "좀 덜 달게 먹고 싶은 분들이 무설탕 탕후루를 찾는다"며 "아직까진 무설탕 탕후루보단 일반 탕후루가 더 인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탕후루 가게에 일반 탕후루와 무설탕 탕후루가 진열돼 있다. 오른쪽은 무설탕 귤 탕후루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한류경 기자〉
최근 탕후루 열풍이 불면서 당 과다 섭취 우려가 나오자 제로(슈가) 탕후루가 등장했습니다.
설탕 대신
말티톨 등 당알코올을 대체 감미료로 쓰는 겁니다. 다만 당알코올은 과다하게 섭취하면 위장장애와 설사, 복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제로 탕후루 맛은 일반 탕후루와 어떻게 다를까.
기자도 직접 사 먹어봤습니다. 마치 제로 콜라를 먹을 때처럼 2% 부족한 맛을 예상했는데, 막상 먹어 보니 일반 탕후루와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일반 탕후루처럼 겉면이 딱딱해 식감은 비슷했고, 조금 덜 달았습니다. 또 제로라고 하니 설탕이 주는 죄책감도 덜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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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탕후루 어떻게 만드나…쿠킹클래스도 열려
탕후루가 유행하면서 직접 만드는 법을 배우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경기 안산에서 디저트 클래스를 운영하는 B씨는 "탕후루가 유행이라 창업하려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무설탕 탕후루에 관심 있어 하는 수강생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디저트 클래스를 운영하는 C씨는 "보통 디저트 가게에서 사이드 메뉴로 탕후루나 제로 탕후루를 팔려고 배우러 오는 분들이 많다"며 "탕후루 수업 듣는 분들이 제로도 궁금해하고, 제로 탕후루만 팔려고 오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튜브 등 온라인 공간에선 제로(슈가) 탕후루 레시피를 공유하는 누리꾼도 늘고 있습니다. 유튜브 등에 '제로 탕후루 만들기'를 검색하면 다양한 영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황우진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제로 탕후루든 일반 탕후루든 탕후루 자체가 딱딱하기 때문에 치아에 안 좋다"며 "치아의 맨 바깥 표면은 단단한 법랑질이 감싸고 있다. 법랑질과 탕후루의 경도(단단한 정도)가 비슷하거나, 탕후루의 경도가 좀 더 커지면 치아가 깨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탕후루를 작게 잘라 최대한 치아에 자극이 안 가게 먹는 것이 좋다"며 "다 먹고 난 뒤엔 당분이 치아 면에 부착하지 않게 물로 입 안을 충분히 헹궈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하정헌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제로 탕후루는 일반 탕후루처럼 설탕 같은 단순당을 먹어서 혈당이 급격하게 변하는 걸 막아줄 수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 교수는 다만 "지나치게 먹는 건 좋지 않다"며 "단 음식을 계속 먹게 되면 뇌에서 자꾸 단맛을 갈망하게 돼 문제가 생긴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장기적으로 대체 감미료를 먹을 경우 당대사를 안 좋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