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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3마리 천원? 그런거 이제 없어요" 황금빵 된 붕어빵

입력 2023-10-22 09:06 수정 2023-10-23 15:57

강남, 명동 등 붕어빵 1마리 1000원…홍대, 신촌 등은 3마리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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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명동 등 붕어빵 1마리 1000원…홍대, 신촌 등은 3마리 2000원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4번 출구 앞에 있는 붕어빵 가판대. 〈사진=장연제 기자〉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4번 출구 앞에 있는 붕어빵 가판대. 〈사진=장연제 기자〉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붕어빵 노점. 붕어빵 가격은 세 마리에 2000원이었다. 〈사진=장연제 기자〉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붕어빵 노점. 붕어빵 가격은 세 마리에 2000원이었다. 〈사진=장연제 기자〉


찬 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서민들의 대표 간식 붕어빵.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불문율처럼 여겨지던 '1000원에 붕어빵 세 마리'는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 마리에 330원꼴이던 붕어빵 가격은 올해 500~600원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서울 강남 등 지역에 따라서는 '한 마리에 1000원'을 받는 곳도 드물지 않습니다.

JTBC 취재진이 20일 서울 신촌과 홍대, 강남역, 명동 일대 붕어빵 노점 10여 곳을 둘러본 결과 붕어빵 가격은 한 마리당 평균 720원 정도였습니다.

대학이 많은 신촌과 홍대의 붕어빵 가격은 대부분 '세 마리 2000원' '두 마리 1000원'이었습니다.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 7번 출구 주변에서 붕어빵 노점을 운영 중인 정모 씨는 "아직까지는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재룟값이 더 오르면 붕어빵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서울 중구 명동성당 근처에 있는 붕어빵 노점. 〈사진=장연제 기자〉

서울 중구 명동성당 근처에 있는 붕어빵 노점. 〈사진=장연제 기자〉


기업이 몰려 있는 강남과 관광객이 많은 명동에서는 '한 마리에 1000원'을 받는 곳이 많았습니다. 일부 붕어빵 가게는 가격을 올리면서 속재료에 견과류를 추가했으나 대부분은 그냥 가격만 올렸습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앞에서 30년 넘게 장사했다는 70대 양준임 씨는 "지난해에 업체에서 주는 재료의 값이 세 차례 오르면서 세 마리에 3000원으로 가격을 올려받기 시작했다"며 "올해도 (재룟값이) 두 차례 정도는 오를 것 같다. 업체에 하소연하니 한 마리에 1500원으로 올려받으라고 해서 업체와 언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강남역 가판대 인근에서 붕어빵을 파는 40대 전주영 씨도 "작년에 재룟값이 그전보다 50% 정도 올랐는데 올해는 작년에 비해 20~30%가량 올랐다"며 "수익도 체감상 30% 감소한 것 같다. 별로 남는 게 없다"고 했습니다.

서울 중구 명동성당 근처에서 붕어빵 노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지난해에는 1000원에 두 마리로 팔다 올해부터 1000원에 한 마리로 올려 팔기 시작했다"며 "물가가 올라서 어쩔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중도매인 판매가격에 따르면 19일 기준 붕어빵 주재료인 붉은 팥의 도매가격은 40kg당 27만6000원 수준이었다. 20만5830원이던 평년 평균 가격보다 34% 넘게 올랐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중도매인 판매가격에 따르면 19일 기준 붕어빵 주재료인 붉은 팥의 도매가격은 40kg당 27만6000원 수준이었다. 20만5830원이던 평년 평균 가격보다 34% 넘게 올랐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 중도매인 판매가격을 보면 19일 붕어빵 주재료인 붉은 팥의 도매가격은 40kg당 27만6000원 수준으로, 20만5830원이던 평년 평균 가격보다 34% 넘게 올랐습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이달 밀가루의 소비자물가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 밀가루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전쟁 전보다 45%가까이 뛰었습니다. 설탕과 소금 등 가격도 각각 16.8%, 17.3% 올랐습니다.

고물가 영향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기준 서울 지역 자장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7000원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1인분 200g 환산 기준 식당 외식 구매 삼겹살 가격은 평균 1만9253원으로 2만원대를 목전에 뒀습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앞 붕어빵 가판대〈사진=장연제 기자〉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앞 붕어빵 가판대〈사진=장연제 기자〉


소비자들은 붕어빵 값도 부담스럽다고 했습니다.

강남역의 한 붕어빵 노점에서 만난 40대 직장인 강모 씨는 "사실 붕어빵 가격을 보고 놀랐다"며 "언제 이렇게 올랐나. 내 연봉 빼고 다 오른다"고 말했습니다.

20대 대학생 이모 씨 역시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충당하는데 들어오는 돈은 똑같은데 쓰는 돈만 점점 늘어난다"며 "50만원을 벌면 30만원은 식비로 나간다. 중간고사 끝나면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구할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운송료, 곡물, 에너지 등 원가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의 가격이 다 오르면서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물가 상승세는 계속된다고 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도 눈여겨봐야 한다"며 "만약 확전된다면 유가가 급등할 텐데 그럼 물가가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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