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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계상 "20년차 배우, 수만가지 도전을 생각한다"

입력 2023-10-10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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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계상. 사진=ENA

배우 윤계상. 사진=ENA

배우 윤계상의 '도전의 날'이다.

윤계상은 지난 9월 13일부터 방송되고 있는 ENA 드라마 '유괴의날'에서 어설프고 마음 약한 유괴범을 연기하며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유괴의 날'은 어설픈 유괴범 윤계상과 11살 천재 소녀 유나의 세상 특별한 공조를 담은 코믹 버디 스릴러다. 어딘가 2% 부족하고 허술한 유괴범과 똑 부러지고 시크한 천재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1.8%(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해 최근 7회에서 4.0%까지 상승했다. 이 작품만의 매력으로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특히 이 입소문의 한가운데에 주연배우 윤계상이 있다. 지적인 전문직 캐릭터나 거친 악역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유괴범인데도 순수하고 순박하다. 어린 아이보다 더 어린아이같아도 미워할 수 없다. 캐릭터에 윤계상만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입혀 시청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배우 윤계상. 사진=ENA

배우 윤계상. 사진=ENA


-주변 반응 실감하나.
"보시는 분들은 재미있어하시는 것 같다. 주변 어른들이 재미있어 하시더라. 사우나를 주기적으로 가는데, 거기서 만나면 재미있어 하시더라.(웃음)"

-이번 작품에서는 편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팬분들이 '이게 너였다'고 많이 말씀해주신다. 어렸을 때의 제 에너지를 좋아해주셨던 분들이 '이게 옛날의 윤계상 아니야? 이게 연기야, 실제야'라고 하시더라. '제가 그랬구나'라고 생각했다. 연기할 때도 진짜 편하게 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고민이 많았다. 2% 부족한 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지식적으로 낮은 사람이 아니라, 순박하고 순수한 설정을 갖고 오려고 했다. 저에게 그런 면들이 좀 있다고 생각했다. 그걸 극대화시켰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조금 진중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이 생겼는데, 다 똑같지 않나. 나이가 들지만 본성은 그러고 싶으니까.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god 팬들도 옛날 모습이 생각난다더라.
"멤버들과 있었을 때의 윤계상은 열아홉에 머물러있다. 그 모습이 명준스러운 것 같다."

-마음 편하게 증량했나.
"사실은 4kg 정도밖에 증량 안 했다. 배우들은 원래 쉬는 타임이 오면 맘껏 먹는다. 살이 쪄있는 상태에서 조금 더 먹으니까 금방 찌더라."

-주인공인데 범죄자다.
"시작은 범죄다. 안 좋은 일로 시작했지만, 드라마의 주인공의 호감도는 분명히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질은 그렇지 않다는 걸 계속 부각시키기 위해 순수한 면을 갖고 왔다. 열심히 했는데, 그렇게 보시는 것 같아 다행이다."

-거친 액션을 소화했다.
"대본에는 멋지게 쓰여 있었다. 그게 명준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야지만 명준스러울 것 같았다. 그래도 액션은 힘들더라. 쉽지 않았다. 각을 잡고 하는 액션은 주인공이 멋져야 하는 게 포인트다. 명준은 그런 것보다는 진짜 '뭐야. 어떻게 이긴 거야'란 상황을 자꾸 만드는 거다. 그래서 헤어스타일 해주는 분들도 힘들어했다. 액션을 해도 헤어가 얼굴을 가리면 안 되니까. 그래서 어디에 맞춰야할지 몰라 힘들어하더라."

-헤어스타일도 특별했고, 수염도 길렀다.
"붙인 머리다. 자기 머리가 아니다. 움직이면 머리가 뜬다. 더 웃겨지는 거다. 아픈 딸이 있는데 면도하지 않았을 것 같았다. 그래서 수염을 기른 모습으로 나왔다."

-부성애 연기는 어떻게 표현했나.
"나이가 드니 부모님의 마음도 느껴지더라. 아픈 자식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어렸을 때부터 조금 더 다가온다. 강아지가 세 마리 있는데, 열한살이다. 제 자식 같다. 최근에 아파서 죽을 뻔 한 적이 있는데, 오열하듯 울었다. 치료를 해서 지금은 멀쩡하지만, 마음이 좀 그랬던 것 같다."

-김신록 배우와 부부 연기는 어땠나.
"말해 뭐하나. (김신록이어서) 정말 다행이다."
배우 윤계상. 사진=ENA

배우 윤계상. 사진=ENA


-주인공인데도 멋진 장면이 없다. 도전이었을 것 같다.
"재미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많이 들었다. 명준 역할이 많이 들어오지 않는 캐릭터여서, 어떤 느낌일지 상상하게 됐다.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상상이 된 거다."

-부성을 드러내는 작품은 처음인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였나.
"자연스럽게 가고 싶다. 나이가 오십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지 않을까. 배우는 위 아래로 10년인 것 같다. 그걸 넘나들며 간다. 참 재미있는 것 같다."

-역할도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건가.
"다행히 지금까지 활동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제가 지금 젊은 역할을, 비주얼로 승부보는 역할을 하는 것보다는 제가 살아온 인생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나이가 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

-로희 역 유나의 활약이 놀랍다.
"유나는 부모님이 시킨 스타일이 아니다. 대부분 아이들은 부모늬 꿈을 대신해주는 경우가 괘 있는데, 유나는 스스로 배우가 되고 싶어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조금 다른 것 같다. 되게 의욕적이고 빨리 알려고 한다. 흡수하는 것들이 굉장히 빠른 것 같다. 제 매니저에게 '상대배우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순수하고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재미있었다'고 했다. 좋을 수밖에 없다. 젤리가 맛있다고 해서 젤리를 한 박스 사다줬다."

-어떤 이야기를 귀담아 듣던가.
"생각보다 굉장히 애드리브가 많다. 둘이 붙는 신들은 대사보다도 한발짝 더 갔다. 리액션에 대한 것들을 많이 공유했다. 그런 것들을 잘 알아듣더라."

-유나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었나.
"그냥 제가 처음부터 너무 좋아했다. 똑똑하다. 말도 유창하다. 주눅이 들거나 이런 스타일이 아니다. 처음 만남 때부터 좋았다. 제가 유나 아버지와 동갑이다."

-딸을 낳으면 유나처럼 배우를 시켜야겠다는 생각도 했나.
"자식이 있어야 하는데, 잘 모르겠다. 되게 신중할 것 같다. 유나처럼 재능이 있거나 한다면 거부하진 않을 것 같다."
배우 윤계상. 사진=ENA

배우 윤계상. 사진=ENA


-시청률 상승세였는데, 아시안 게임과 겹쳤다.
"대한민국 사람인데 응원하고 있었다.(웃음) 결방한다고 했을 때 시청자 분들과의 약속이니까 지켜야하는데, 속으론 되게 좋았다. 하하하. 그날은 안되겠더라. 저도 축구를 볼 것 같은데. 소속사와 상의도 없이 인스타그램에 (결방 소식을) 올렸다."

-최근 KBS에서 방송된 god 콘서트가 화제였다.
"너무 행복했다. 그런 무대에 어떤 가수들이 설 수 있을까. 다섯 명이 올라가서 감격하고 감동했다. 불꽃놀이를 보니 'KBS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감사하다. 그렇게 오랫동안 사랑해주시다니."

-방시혁의 영상 편지도 인상적이었다.
"그때는 그냥 형님이셨는데, 지금은 의장님이다. 함부로 이야기할 수가 없을 거 같다. 되게 좋으셨다. 그때나 지금이나. 대단하신 것 같다. 나중에 역사책에 나오지 않을까. 하하하."

-안무나 가사를 잊지는 않나.
"실수를 한다. 25년간 춤을 추면 외울 수 밖에 없는데, 순간순간 멤버들이 한번씩 까먹는다. 연습을 많이 해도 모르겠다."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든다.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매번. 문제 일으키지 않고 잘 살아야겠다고. 집밖에 안 나간다. 나가면 일 생길까봐.(웃음)"

-결혼하고 마음가짐의 변화가 있었나.
"와이프가 있으니까, 와이프 인생도 챙기게 된다. 더 조심스럽다. 인생을 살아가는 든든한 동료가 생기니까 힘이 난다. 저는 연예인이고 공인이기 때문에, 피해를 보지 않을까란 걱정을 한다. 아내가 사업을 하니까 더 걱정을 하는 거다. 집 밖에 안 나간다."

-박준형과 딸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나.
"(박준형은) 딸 바보다. 엄청 아낀다. 코로나19 유행했을 때, 형은 일을 다 그만뒀다. 딸을 위해서. 유튜브도 다 접고 그랬다고 들었다.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더라."

-또 어떤 도전을 하고 싶나.
"수만가지를 생각한다. 작품(제안)이 들어와야 한다. 재미있어하는 작품이 딱 맞아야 한다.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욕심이 끝도 없다. 전작에 흥행했던 작품의 비슷한 게 들어온다. 그걸 피하려고 하다보니 늦어진다."
배우 윤계상. 사진=ENA

배우 윤계상. 사진=ENA


-시청률 목표가 있나.
"떨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믿고는 있었는데, 첫 주는 좌절, 절망감에 힘들었다. 수치가 나오니까 사람이 미치는 것 같다. 실시간으로 나오니까 또 그 세계에 들어갔다. 다행히 (시청률이 점점) 높아졌다."

-'육아일기'를 다시 보는 팬들도 있더라.
"최고다. 저도 재미있게 봤다.(웃음) 그때는 좋았다. 좋을 줄 몰랐다. 늙어보니까 젊음이 가진 에너지가 다르더라. 확실히 귀여웠다. 멤버들도 그렇고."

-지금 아이돌로 데뷔해도 인기가 있을 것 같다.
"표정 짓는 거나 그런 것들이 귀엽다. 그때도 '난 남자야' 그랬는데, 그렇지 않더라. 제 아내는 그때를 더 좋아한다."

-배우로서도 20주년이다.
"너무 오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목표는 항상 정하지만 목표대로 가지 않는다. 그리고 잘 걸어왔다."

-여전히 '천의 얼굴 윤계상'으로 불리는데.
"너무 감사하다. 저는 그 뜻을 아직도 잘 모른다. 천가지 얼굴 인지, 하늘 천인지. 과분하다. god 윤계상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의 추억이 느껴져서 좋고, 배우로서는 천가지의 얼굴을 가지고 싶다"

-나중엔 나이 든 역할도 하게 될 텐데.
"저녁 12시 정도면 할아버지 얼굴이 나온다. 할아버지 역할을 하면 그 얼굴을 쓸 거다. 지금 흰머리도 많이 난다."

배우 윤계상. 사진=ENA

배우 윤계상. 사진=ENA

-최근 손호영이 관리를 잘했다며 화제가 됐다.
"호영이가? 호영이는 똑같다. 관리 잘 안 하는 것 같다. 그런데도 얼굴이 좋다. 나이가 잘 들지 않는 얼굴이다. 호영이 예쁘다. 지오디 공연한다고 멤버들이 신경을 많이 썼다."

-관리를 열심히 하는 편인가.
"관리 엄청나게 한다. 한 번도 잘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다. 저는 배우 생활을 오래 해서 그게 약간 나이들어 보이는 것 같다."

-차기작에선 또 어떤 매력을 보여주나.
"다음 작품은 지금 찍고 있다. 여기서 또 완전 다른 역할이다. 조금 무거운 캐릭터다.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시청자에게 할 말이 있다면.
"본 방송을 봐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웃음)"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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