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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2시간35초의 마라톤? 100m를 17초대로 422번 달려라...누가 먼저 2시간 벽을 깰까?

입력 2023-10-09 15:12 수정 2023-10-09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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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100m 달리기를 하면 몇 초에 뛸 수 있나요. 17초146의 시간 안에 결승선에 도착해야 한다면 한번 도전해 볼 만한가요. 그런데 이 기록으로 100m를 쉬지 않고 422번 달려야 한다면? 가능할까요.
시카고 마라톤 우승자 케냐의 키프텀. 스물셋 마라토너는 마라톤 역사를 바꿨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시카고 마라톤 우승자 케냐의 키프텀. 스물셋 마라토너는 마라톤 역사를 바꿨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키프텀이란 이름 들어봤어요?

케냐의 키프텀은 해냈습니다. 스물셋. 이름도 낯선 이 선수는 마라톤 42.195km를 2시간 35초에 완주했습니다. 케냐의 킵초게가 지난해 베를린 마라톤에서 세운 세계신기록(2시간 1분 9초)을 34초나 앞당겼습니다. 경이롭죠. 10개월 동안 마라톤 대회에 딱 세 번 나왔는데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으니까요. 앞선 기록도 놀랍습니다. 지난해 12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2시간 1분 53초, 지난 4월 런던에선 2시간 1분 25초의 기록을 썼습니다.
키프텀은 내내 선두로 달렸습니다. 100m 달리기 선수처럼 질주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키프텀은 내내 선두로 달렸습니다. 100m 달리기 선수처럼 질주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평균 시속 20.995km로 계속 달렸다

키프텀의 평균 스피드는 시속 20.995km였습니다. 페이스 조절이란 말과 거리를 둔 듯, 이런 스피드를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결승선에 들어올 때 모습부터 달랐으니까요. 지치지도 않는지, 힘들지도 않은지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펄쩍 뛰어올라 코치의 품에 안겼습니다. 마치 단거리 선수의 피날레처럼.
킵초게가 주도하던 마라톤 신기록 역사는 키프텀의 등장으로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킵초게가 주도하던 마라톤 신기록 역사는 키프텀의 등장으로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후반 기록 59분 47초...이게 말이 돼?

후반부 속력이 더 뛰어난 것도 인상적입니다. 결승선이 가까워질수록 더 힘을 냈고 더 빨랐습니다. 마라톤 거리의 딱 절반을 지날 때 기록이 1시간 48초였고, 나머지 후반 기록이 59분 47초였으니까요. 후반부를 전반부에 비해 1분 정도 더 빨리 달렸습니다.
 
케냐 킵초게는 지난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우승했습니다. 서른여덟의 나이지만 폼은 아직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케냐 킵초게는 지난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우승했습니다. 서른여덟의 나이지만 폼은 아직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킵초게의 신기록 역사 끝날까?

이제 세계의 물음은 '마라톤의 2시간대 기록의 벽이 허물어질 수 있느냐'로 이어집니다. 인간의 한계로 여겨졌던 기록이죠. 2019년 킵초게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특별 이벤트를 통해 1시간 59분 40초의 기록을 세운 적은 있습니다. 일정한 코스를 반복적으로 달리며 페이스 메이커의 지원을 받는 최적의 조건이었죠. 당시 킵초게는 1초당 5m 88의 거리를 달렸고, 평균 시속은 21.2km에 달했습니다. 비공인 기록이긴 했지만 언젠가 2시간의 벽이 깨질 것이란 기대를 품게 했죠.
 
킵초게가 베를린 마라톤에서 탄생한 여자 마라톤 세계신기록을 축하해 주고 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킵초게가 베를린 마라톤에서 탄생한 여자 마라톤 세계신기록을 축하해 주고 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2시간 벽 깨지는 건 시간 문제? 그 이유는...

이젠 2시간 벽이 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로 비쳐집니다. 동아프리카의 고지대에서 나고 자란 케냐나 에티오피아 마라토너의 유전적, 환경적인 이점에 더 가볍고 더 큰 에너지 탄력성을 지닌 마라톤 신발 과학이 등장했기 때문이죠. 덕분에 최근 4~5년간 마라톤 기록은 계속 경신의 연속이었으니까요.
키프텀의 질주는 후반부에서 더 놀라웠습니다. 평균 스피드는 시속 20.995km였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키프텀의 질주는 후반부에서 더 놀라웠습니다. 평균 스피드는 시속 20.995km였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키프텀이냐, 킵초게냐...2시간 벽은 누가 먼저 깰까?

서른여덟 킵초게는 최근 10년 가까이 마라톤의 경이로운 기록 레이스 맨 앞에 섰습니다. 일주일에 평균 220km를 달리며 훈련한다고 하죠. 변함없이 꾸준하다는 것, 또 30대 후반에 마라토너로서 정점을 찍고 있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내년 파리 올림픽에선 3번째 마라톤 금메달에 도전합니다.
[그래픽] 남자마라톤 세계신기록 변천사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 남자마라톤 세계신기록 변천사 (그래픽=연합뉴스)


그런데 스물셋 키프텀이 갑자기 튀어 올랐습니다. 미국 언론 '디 애슬레틱스'는 '키프텀은 킵초게나 여느 엘리트 마라토너들과 달리 육상 장거리 선수로 나서지 않고 바로 마라톤에 뛰어들었다. 이게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오랜 기간 이어가게 할까? 아니면 초기 뛴 거리가 선수 생명을 제한할까?'라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누가 먼저 2시간 벽을 넘어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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