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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힙하게' 자기확신 채워 돌아온 '수호'

입력 2023-10-0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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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수호,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소집해제 후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수호(32)다. 시즌 드라마 '하와유 브레드'(2020) 이후 3년만 돌아왔다. JTBC 주말극 '힙하게'를 통해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김석윤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끝난 후에도 "감독님의 러브콜이라면 언제든 OK"라 외치며 남다른 애정을 내비쳤다.


2012년 그룹 엑소 리더로 데뷔, 올해로 데뷔 11년을 맞았다.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하며 꾸준하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선 그는 부담감을 극복하고 열정을 불태웠다. 그 덕분에 미스터리한 꽃미남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김선우 역을 마지막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고 희생당한 그는 드라마에서 없어선 안 될 핵심 인물로 활약했다.

-종영 소감은.

"16회를 마지막으로 '힙하게' 배우들 및 스태프들과 종영 회식을 했다. 무사히 건강하게 잘 마친 것에 대해 서로 축하해 주고 그랬던 것 같다. 소집해제하고 나서 매체 첫 작품이었다. 뜻깊었다. 배우 수호뿐 아니라 인간 김준면으로서 성장을 많이 하게 된 작품인 것 같다. 평생 필모그래피로 남기고 싶다."

-소집해제 첫 작품이라 부담감이 많았을 것 같다.

"복무 기간 동안 가수로서 배우로서 준비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한테도 '열심히 한 만큼 보여주자'는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부담감도 있었는데 진심으로 (김석윤) 감독님을 좋아하고 존경했었는데 감독님과 함께 작품 하면서 같이 어우러지며 배우로서 인간적으로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방송 전에 많이 긴장했나.

"김석윤 감독님 작품이고 한지민, 이민기 선배님이 한다고 하니 대본도 안 보고 한다고 했다. 근데 김선우 역할을 보면서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 배역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많이 들었고 초반에 코미디 장면이 많아서 '김선우만 나오면 맥이 끊긴다'라는 평을 받을까 걱정됐다. 선뜻한다고 했지만 배우로서 주체적으로 그려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좀 겁이 나기도 했다. 방송하기 전까지 여러 가지 이유로 걱정이 됐었는데 일단 나왔을 때 좋은 얘길 많이 들어 감독님께 감사하단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연락드려 '절 선택해 준 것도 감사하지만 선우를 잘 보이게 해 줘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씀드렸다."

-김석윤 감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그전부터 팬이었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도 재밌게 봤고 '나의 해방일지'의 경우 나의 인생작이다. 군 복무 끝나고 나서였는데 끝나자마자 이 드라마를 보니 숨이 탁 트였던 것 같다. 김석윤 감독님 작품인지 모르고 봤었는데 '눈이 부시게'와 같은 감독님이더라. 감독님의 연출이 내 취향과 잘 맞는구나 싶었다.(웃음) 김석윤 감독님의 작품은 사실적이면서도 허구적인 면이 있지 않나. 그 간극 때문에 사람들이 더욱 푹 빠져서 보는 것 같다. 나 역시 팬이 됐다. "

-김석윤 감독이 '백설기 같은 연기'라는 평을 남겼더라.

"감독님이 제작발표회 때 얼굴이 하얘서, 잘생겨서 캐스팅한 거라고 그렇게 말하더라. 감독님은 평소 극 J 성향이다. 모든 신에 대한 계획이 정말 디테일한 것들까지 다 되어 있다. 나도 극 J라서 감독님한테 계획해 왔다고 말하곤 했다. 어느 날 공동 연출님이 '감독님이 슈퍼 컴퓨터라고 하면 계산기 정도 되는 것 같다. 좋네?'라고 했다고 전해주더라. 이후 계산기 같은 배우라고 불러줬다.(웃음)"

-극 중 김선우라는 인물이 죽는다는 걸 알고 시작했나.

"감독님이 캐스팅 할 때 '네가 범인인지 아닌지 알 수 없으니 그렇게 연기를 준비하라'라고 했다. 작품 들어가기 전에 의심받았던 박노식, 박혁권 선배님한테는 얘기했을 것 같은데 내겐 첫 촬영 들어가기 전에 '네가 범인은 아냐'라고 했다.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몰라 그 정도는 언급해 줬다. 죽는 걸 알았을 때 생각보다 놀라지는 않았다. 데뷔작 영화 글'로리데이'에서도 죽었고 다른 엑소 멤버들도 생각보다 극 중 죽는 역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제작진이나 감독님들이 '배역이 죽으면 배우가 더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얘기해 줘서 죽는다고 했을 때 놀라긴 했지만 16회까지 꼭 나와야 하는데 그런 건 없었다."

-배역의 죽음 후 임팩트에 만족했나.

"포털사이트나 트위터 모니터링을 하는데 그전엔 네티즌들이 수호라고 얘길 많이 했던 것 같다. '수호 범인 같지 않아?' 이런 코멘트가 달렸다면, 죽고 나서부터 자연스럽게 '선우'가 됐다.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에 선우로 올라오더라. 극 중 죽어야 사람들에게 배역으로 인식이 되는구나 싶었다."
수호,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수호,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연기할 때 어느 지점이 어려웠나.

"마냥 범인처럼 보여야지, 의뭉스러운 표정을 짓는 식으로 연기를 해야지 싶었는데 김선우란 캐릭터의 행동 목적을 찾아서 하려고 노력했다. 범인으로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에 대해선 어느 순간 사람들의 뒤통수를 치는 건데 너무 몰아가는 게 아닌가 싶더라. '덜 범인처럼 보여도 되지 않을까요?'라고 감독님께 물어본 적도 있다. 그래서 어떤 장면은 매우 범인인 버전과 아닌 버전으로 두 번 찍은 것도 있다."

-극 중 범인인 박혁권과의 관계는.

"박혁권 선배님이 분위기 메이커였다. 장난도 농담도 많이 해줘서 김선우로서 무당 선생님을 좋아한다는 것도 있겠지만 수호로서도 박혁권 선배님이 너무 친한 형 같았다."

-선배 한지민, 이민기와의 호흡은 어땠나.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드라마 '올인' 때부터 봤는데 너무나 편하게 잘 대해줬다. 누나, 형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선 평생 함께하고 싶은 가까운 사람이 된 것 같다. 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줬던 것 같다."

-초능력으로 보면 한지민보다 선배가 아닌가.(※수호는 엑소에서 물을 다루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초능력이란 게 낯설지는 않았다. 사이코메트리 하고 그런 것들이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 있는데 난 진지하게 봤다."

-만약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있다면.

"진짜 그런 능력이 있다면 형사를 했을 것 같다. 연예인으로서는 팬분들을 만나니까 팬분들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를 알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상대의 손을 만졌을 때 사이코메트리가 작동되는 것이면 제일 좋을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팬층이 넓어졌겠다.

"부모님 친구분들한테 연락이 많이 왔다고 하더라. 멤버들 대신 백현이 어머니, 찬열이 할머니께서 연락이 와서 너무 재밌다고, 범인이 누구냐고 물어보더라.(웃음) 연령층이 높은 분들에 나에 대한 인지도가 좀 생긴 것 같다."

-엑소 멤버들은 그럼 아직 안 본 것인가.

"결말 기다리는 걸 싫어해서 16부 끝나면 본다고 했다. 뮤지컬은 올출석으로 다 왔는데 드라마는 이제들 정주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메시지가 왔다. 16부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는 건 엄청난 정성, 마음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멤버들의 가족들이 봤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수호,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수호,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주행 할 멤버들에게 '힙하게'를 소개한다면.

"누구도 믿지 마라."

-계획형 인간이라고 했는데 계획대로 안 됐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 편인가.

"예전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계획 자체를 3, 4안까지 세워놓으면 계획대로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괜찮다. 한 해 플랜에 있어서도, 여행 계획에 있어서도 3, 4안까지 생각하는데 이젠 그렇게 되지 않았을 때 플랜을 빨리 세우는 노하우도 생긴 것 같다."

-본래 어렸을 때부터 계획적이었나.

"아이돌이란 직업 자체가 많은 주목을 받지 않나. 짧은 순간 무언가를 하더라도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감정적 혹은 갑작스럽게 하다가 실수를 할 수 있지 않나. 그렇게 되면 흠집이 생길 수 있으니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는 편이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팀 내 리더라서 인터뷰를 할 때도 중요한 질문들을 내게 많이 물어본다. 그래서 더욱 철저하게 계획하게 된 것 같다."

-김석윤 감독과 재회를 꿈꾸나.

"('힙하게'를 계기로) 하던 대로 꾸준히 하면 되겠다는 자기 확신을 얻었다. 감독님이 불러준다면 모든 스케줄을 정리하고 참여할 의향이 있다. 주변에 있는 선, 후배 배우들이 이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너무 축하해 주고 부러워했다. 감독님은 내 인생의 감독님이지 않나. 인간적으로도 존경스럽고 진짜 좋아한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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