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28회 BIFF] 故 설리 유작 '진리에게' 최초 공개…감독 "진정한 추모"(종합)

입력 2023-10-07 19:13 수정 2023-10-07 19:1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페르소나: 설리'

'페르소나: 설리'

고(故) 설리의 유작인 다큐멘터리 영화 '진리에게'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에서 영화 '진리에게' 상영과 GV(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했고, 고인을 그리워하는 팬들과 유작을 관람하려는 취재진으로 모든 객석이 빠짐없이 채워졌다. 눈물을 흘리며 고인의 생전 모습을 바라보는 관객들도 있었다.

'진리에게'는 2019년 하반기 촬영에 돌입, 2020년 공개를 목표로 진행된 프로젝트다. 하지만 2019년 10월 설리가 세상을 떠나면서 유작이 됐다. 설리의 마지막 인터뷰를 중심으로 다양한 모습들이 담겼다.

"안녕하세요. 최진리입니다"로 시작된 인터뷰는 "'예쁘다'라는 단어에 어렸을 때부터 갇혀있었다"는 고백부터 엄마가 보고 싶어 외로웠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 상품 취급을 받는 것 같았다는 아이돌 시절의 이야기, 설리를 '관종'으로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과 연기를 향한 열정 이야기 등으로 이어졌다. 가면을 쓰지 않고 카메라 앞에 앉은 설리는 자신을 너무 솔직히 드러내 "망했다"며 환히 웃었다.

연출을 맡은 정윤석 감독은 "이 영화가 저의 전작들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를 만들 때, 주인공 중심으로 생각한다. 다른 다큐멘터리 감독들도 그렇겠지만, 주인공의 삶을 존중하면서 선을 넘지 않는 것을 중요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진리에게'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됐다. 사진=JTBC엔터뉴스

'진리에게'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됐다. 사진=JTBC엔터뉴스


또한, "최진리는 말을 많이 경청했다. 되게 특이한 거다. 저와도 많은 대화가 없었다.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주장한다기보다 많이 듣는 편이었다. 상대방의 입장을 수용하려는 태도를 많이 보였다. 대중이 가진 설리의 이미지와 대척점에 있었다"며 "친절과 배려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친절은 보여지는 것이고 배려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최진리는 친절과 배려를 구분할 줄 알고 사람들의 생각을 많이 들었다"며 고인을 떠올렸다.

영화 공개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한다. '미완성 필름을 굳이 공개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인 그리고 유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는 미완성으로 둬야 한다'는 팬들도 있다. 이러한 우려 가운데, '진리에게'는 유가족들의 동의 하에 세상 빛을 보게 됐다.

정 감독은 "영화를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 설명부터 하겠다. 영화를 만들 때 법률자문이 있는데, 두 사람 모두 여성 인권변호사다. 편집 단계에서 하나하나 다 자문했다. 유가족 보호가 중요했다. 두 번째는 고인의 명예다. 그런 것에 저촉될 수 있는 내용이 있는지 수차례 검증했다. 애도라는 측면에서 이 영화가 다가가야 한다면, 주인공의 말이 어떻게 전달돼야하는지정신과상담의와 논의했다"고 했다.

이어 "주인공이 공개를 원칙으로 영화의 인터뷰를 했다. 우리 사회에 굉장히 중요한 화두를 던지는 고인의 말들이 많았다. 여성의 문제일 수 있고, 약자에 대한 문제, 평등의 문제일 수도 있다.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나 모녀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면서 "(고인의) 어머니에게 '주인공 진리의 영화이기도 하지만, 그를 그리워하는 이땅의 수많은 진리를 위한 영화다. 동시에 참된 이치라는 진리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말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아티스트로서 조명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어떠한 의미로 진정한 추모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2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개최된다. 배우 송강호가 올해의 호스트가 되어 포문을 연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69개국 209편의 공식 초청작과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60편을 포함한 269편을 선보인다. 개막작은 '한국이 싫어서', 폐막작은 '영화의 황제'다.

부산=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