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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에서 바로 꺼낸 듯한 작품" AI와 공생 '크리에이터'(종합)

입력 2023-10-03 00:00

'크리에이터' 가렛 에드워즈 감독 화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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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가렛 에드워즈 감독 화상 인터뷰

"용광로에서 바로 꺼낸 듯한 작품" AI와 공생 '크리에이터'(종합)

인류와 AI의 공존은 이미 현재 진행형 일이다. 아직은 인류가 AI를 편안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보다 더 발전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공존을 넘어 위협의 경계를 상상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영화 '크리에이터'는 까마득한 2070년을 배경으로 인류와 AI, 그리고 인류와 인류의 가치관 차이에 따른 전쟁을 그린다. SF 장르에 현실감을 더한 새로운 세계관이 영화적 재미를 넘어 관객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질 것으로 주목된다. '인간적인가, 인간의 적인가' 캐치프레이즈가 모든 것을 설명한다.

'고질라'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연출을 경험한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신작 '크리에이터'는 고도화된 AI들에 의해 핵공격이 시작된 후, 특수부대 요원 조슈아가 인류를 위협할 무기인 아이 모습의 AI 로봇 알피를 발견하면서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거대한 전쟁을 그린 AI 블록버스터 영화다. '테넷' 존 데이비드 워싱턴이 전직 특수부대 요원 조슈아로 분해 강렬한 스토리를 이끌고, 젬 마 찬, 켄 와타나베, 신예 매들린 유나 보일스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자랑한다.

제작진은 더 알차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만달로리안' '듄'의 그레이그 프레이저 촬영 감독, '블레이드 러너 2049' '듄'의 편집을 맡은 조 워커, '그래비티' 특수효과를 담당한 닐 코불드까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SF 영화 제작진이 총출동했고, 명실상부 거장 한스 짐머의 음악까지 완성도를 더했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앞서 국내 취재진과 화상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 시대에 필요한 '크리에이터'의 충분 조건을 역설했다.

"용광로에서 바로 꺼낸 듯한 작품" AI와 공생 '크리에이터'(종합)
-개봉을 앞둔 소감이 어떤가.
"흥분감을 감출 수 없다. 내 첫 영화가 저예산 독립 장편 영화였다. 그 작품으로 '고질라'를 만날 수 있었고, 이후 '스타워즈' 연출 기회로도 이어졌다. 크리에이티브한 자유로움을 가질 수 있었던 경험이다. 블록버스터 경험의 장점만 모아 이번 영화에 담아냈다. 대서사적이면서도 크리에이티브하고 예술적인 면까지 하나의 결정체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크리에이터'는 새로운 오리지널 스토리의 SF 영화다. 각본과 연출 작업을 함께 한 것으로 아는데,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정말 많은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매주 오리지널 SF 영화가 개봉을 했다. 여전히 그 때가 그립기도 하다. 그래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을 섞어 용광로에서 바로 꺼낸 듯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그 작품을 극장에 걸고 싶다'는 꿈을 늘 꾸고 있었다. 그러다 '차기작은 로봇 영화가 될 것이다'는 이미지만 갖고 베트남으로 여행을 갔다. 승려 분들이 사찰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 승려가 로봇이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번뜩 들더라. 그 비주얼이 너무 새롭게 다가왔다. 다른 감독이 이 아이디어로 영화를 만들면 질투가 날 것 같아 '내가 빨리 만들어야겠다' 싶었다.(웃음)"

"용광로에서 바로 꺼낸 듯한 작품" AI와 공생 '크리에이터'(종합)
"용광로에서 바로 꺼낸 듯한 작품" AI와 공생 '크리에이터'(종합)


-SF 세계관은 구현 자체가 쉽지 않은 장르다. 기본적으로 관객을 납득 시켜야 하는데. 거듭 SF 장르를 연출하는 이유가 있을까.
"공상과학영화는 유니크한 장르라 생각한다. 비유 은유를 통해 현실 코멘터리를 전한다. 다른 장르에서는 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진실을 드러내는 장르라 생각했다. 현실에 있는 것들을 영화 안에서는 과장해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한 극단적 상황을 관객들이 보면서 '내가 만약 저 상황에 처한다면 그 동안 믿어왔던 것들이 진실 아닐 수 있겠다'는 물음표를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거기에서부터 모든 것이 출발할 것이다."

-영화를 만들면서 AI에 대한 생각이 바뀌거나 새롭게 느끼게 된 부분이 있다면.
"2018년부터 시나리오 작업에 착수했다. 당시에는 AI 발전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달에서 살 것 같고, 차들은 날아다닐 것 같고'라는 상상은 실제로 마주할 수 없는 먼 미래 일처럼 느껴졌다. 농담처럼 '배경을 몇 년도로 할 거야'라고 물으면 '2070년 정도로 할 거야. 그럼 난 죽었을 테니까. 영화 속 AI 설정이 다 틀렸어도 그다지 바보처럼 보이지 않을 거야'라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2023년이 배경 되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이젠 AI가 정말 우리 실생활에 들어와 있다. 놀라울 따름이다."

"용광로에서 바로 꺼낸 듯한 작품" AI와 공생 '크리에이터'(종합)


-VFX 작업이 독특했던 것으로 안다. 제작비 절감에도 도움이 됐다고. 작업 과정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여러가지 방면으로 다른 시도들을 했다. 보통 이런 영화를 만들 땐, 영화 디자인과 아트를 먼저 완성하고, 그 후에 스튜디오에 입장해 '이 정도면 2억 불이 들겠군. 그럼 그린 스크린으로 다 찍읍시다'를 결정한다. 근데 이번에는 반대로 했다. 동남아 8개 국가 로케이션을 진행하고, 촬영하고, 편집까지 마친 상태에서 디자인에 들어갔다. 실제로 공상 과학적인 요소를 입힌 것이다. 효율적일 뿐 아니라, 아주 현실감 있는 그림이 나온다. 전면에는 미래의 빌딩들이 있지만 뒤로 보이는 배경은 실제 로케이션에서 촬영한 소스를 붙였다. 굉장히 행복한 밸런스였고, 리얼리즘과 퓨처리즘이 잘 블랜딩 된 그림이 탄생할 수 있었다."

-거장 한스 짐머와 음악 작업은 어땠나.
"내 휴대폰을 보면 '가장 자주 듣는 음악 25개'가 리스트업 돼 있는데, 그 중 14개가 한스 짐머 음악이다.(웃음) 그 만큼 감독과의 일은 나에게 굉장히 중요했고, 함께 하게 돼 너무 다행이었다. 보통 작업을 할 때 편집자들이 편집하는 단계에서 한스 짐머의 음악을 갖고 편집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많은 음악 감독들이 한스 짐머의 느낌이 나는 쪽으로 카피하는 경향이 있다. 카피도 결과물이 좋으면 좋은데, 대부분 나쁜 짝퉁처럼 되는 경우가 많다. 내가 감독과 만났을 때 그 이야기를 했다. '이 영화에서 만큼은 노래를 듣고 음악을 듣는 순간 '한스 짐머네!' 바로 알아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전 작품과 차별화 된 음악이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아시아의 여러 종교 음악과 영적인 음악을 많이 들었고, 서양의 바흐, 모차르트와 같은 클래식 음악에서도 영감을 얻었다."

"용광로에서 바로 꺼낸 듯한 작품" AI와 공생 '크리에이터'(종합)


-아이를 등장 시키면서 새로운 세대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차별화를 뒀다.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AI 로봇 알피는 '론 울프 앤드 커브'라는 만화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았다. 해당 만화에서 주인공은 어린아이를 죽이게 되면 전 세계를 구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아이를 죽이게 되면 주인공은 악역보다 더 나쁜 악역이 된다. 그런 딜레마가 마음에 들었다. 알피를 연기한 매들린 유나 보일스는 천재적인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었다. 별다른 연출이 필요 없을 정도로 특별한 배우였다."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특별한 메시지가 있다면.
"메시지와 의도를 먼저 가지고 영화를 만들게 되면 그 영화는 좋지 않은 영화로 전락한다. 오히려 딜레마를 가지고 시작하면 이야기를 쓰는 중간에 스스로 영화의 핵심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관객들도 알게 된다. 그럼에도 감독으로서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나와 배경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더 공감하고 이해하고 그들의 눈을 통해서 세계를 보자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시아에 애착을 갖고 있는 만큼 아시아 문화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아시아 관객 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즐거움을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다."

"용광로에서 바로 꺼낸 듯한 작품" AI와 공생 '크리에이터'(종합)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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