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가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빛 스매싱'을 날렸습니다.
전지희-신유빈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복식 결승에서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를 4대1(11-6, 11-4, 10-12, 12-10, 11-4)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북한 차수영-박수경을 이기고 금메달을 획득한 신유빈-전지희가 시상대에 올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신유빈은 출전한 4종목 모두 입상했습니다. 여자 단식, 여자 단체전, 혼합 복식에선 동메달을 목 땄는데 "여자 복식에서는 메달을 바꿔보고 싶다"고 한 소망을 '금빛'으로 물들였습니다.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북한 차수영-박수경을 이기고 금메달을 획득한 신유빈-전지희가 시상식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1986 서울 아시안게임부터 2002 부산 대회까지 5회 연속 탁구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이후 늘 은·동메달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신유빈-전지희가 21년 만에 금메달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2019년부터 호흡을 맞춰 온 띠동갑 신유빈(19), 전지희(31)는 해를 거듭하며 실력을 입증해 보였습니다. 2021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더니 지난 5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중국의 쑨잉사-왕만위를 꺾는 이변을 일으키고 결승에 진출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여자 복식 랭킹 1위로 올라선 신유빈-전지희는 마침내 아시안게임 최정상에 올랐습니다.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한국 신유빈-전지희가 북한 차수영-박수경을 상대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확정 짓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승에서 만난 북한은 이번 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대만을 잡는 등 이변을 연출했고, 그간 국제대회에 나서지 않다 보니 공략법이 까다로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4년 동안 국제무대에서 숱한 경험을 쌓아온 신유빈-전지희의 적수는 되지 못했습니다.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북한 차수영-박수경을 이기고 금메달을 획득한 신유빈-전지희가 태극기를 펼치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를 마친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신유빈은 첫 결승 상대가 북한이라는 점에 대해 "상대가 누구든 똑같이 준비했다"며 "그러다 보니 결과도 따라왔고 세리머니도 즐겁게 잘했다"고 밝혔습니다.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북한 차수영-박수경을 이기고 금메달을 획득한 신유빈-전지희가 시상식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두 선수는 금메달을 따기까지 서로가 큰 힘이 됐다며 그 공을 돌렸는데요.
신유빈은 "아시안게임 처음 결승에 올라 신기했다. 신기한 만큼 후회 없는 경기 하고 싶었다"며 "언니가 잘 이끌어줘 감사하다는 말 하고 싶고 메달을 따게 돼 기쁘다"고 전했습니다.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한국 신유빈-전지희가 북한 차수영-박수경을 상대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확정 짓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지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승에서 솔직히 많이 떨었는데 유빈이가 힘을 실어줘서 좋은 플레이가 나온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2011년 중국에서 귀화한 전지희는 "14년째 한국 선수로 뛰고 있다"며 "제가 중국에서 수준이 낮아 떨어졌는데, 다시 탁구 인생 기회를 주셔서 한국에서 제2의 탁구 인생 출발하고 있다"며 남다른 소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2일 중국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한국 신유빈-전지희가 북한 차수영-박수경을 이기고 금메달 획득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상식에서 두 사람은 미리 합을 맞춘 듯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메달에 입을 맞추며 오롯이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