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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 하나에 5000원'…명동 바가지요금 잡는 묘수는? [머니 클라스]

입력 2023-09-27 11:24 수정 2023-09-2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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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당장 내 돈이 되는 정보, 머니클라스! 윤정식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내일(28일)부터 추석 연휴, 시작입니다. 해외 여행 가는 분들도 많지만 이때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도 많다고요?

[기자]

이번주 금요일, 29일부터 다음주 금요일, 10월 6일까지 8일 동안 중국도 최대 명절 중추절·국경절입니다.

그래서 오늘 준비한 주제는 이겁니다. < 명동 바가지 요금 잡는 묘수는? >

명동 상점들은 코로나19 유행 때 존폐 위기였다가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죠.

그런데 요즘 외국인이 다시 들어오니까 이들을 상대로 한 바가지 요금이 논란입니다.

제가 현장을 살펴보고 왔습니다. 준비한 영상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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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의 여행가방을 밀고 다니는 사람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명동 한복판을 오갑니다.

이들의 발길을 붙잡은 건 바로… 떡볶이, 호떡, 꼬치, 오징어, 군밤 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들입니다.

[캐시 프랑스/파리 : 다양한 길거리 음식과 여기 상점들이 많아서 마음에 들어요.]

문제는 가격입니다.

구운 오징어 한 장에 1만원. 크레페는 9000원, 꼬치는 한 개 5000원입니다.

그나마 최근 일부 내린 가격입니다.

사먹는 사람 대부분은 길거리음식 물가를 모르는 외국인입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은 어떻게 느낄까.

[리디아/서울 신대방동 : 가격을 많이 올려놓은 것 같아요. 지금 붕어빵 먹고 있었어요. 여기는 3개 4000원이었어요. 우리 동네는 3개 2000원이에요. 너무 달라요.]

노골적인 바가지 요금도 있습니다.

[이창훈/서울 중구청 건설관리과장 : 매장점포 경우도 내국인한테는 10장 한 세트에 1만원에 팔던 물건을 외국인한테 1장 만원 씩 팔았죠. 이분들도 처음엔 모르고 샀다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금방 다 알아요.} 억울한거죠.]

서울 중구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다음달(10월) 부터 명동 전체에 가격표시제를 의무화 한 겁니다.

[이창훈/서울 중구청 건설관리과장 : 가격을 명확히 표시하면 본인이 판단해 비싸면 안사면 되니까 일단 논란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요.]

의무화 대상에 노점은 빠집니다.

[이강수/명동복지회 총무 : 저희는 가격표시제가 의무는 아니에요. 저희대로 그냥 가격 정당하게 보여주고 바가지 안 씌우고 자체적으로 가격을 표시하자 그렇게 하고 있어요.]

그런데 표시된 가격 자체가 너무 비쌉니다.

이유를 노점에 물어봤습니다.

[어묵 노점 상인 : 저거 어묵(오뎅) 2000원짜리에요. 종로에서 쭈글쭈글한거 있죠? 500원 1000원 파는거…그거랑은 어묵(오뎅) 자체가 달라요. {질이 다르다?} 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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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단 명동 상권이 코로나 이후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인데, 유독 먹거리가 비싸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기자]

실제로 비교를 해봤습니다.

명동 노점 음식과 같은 음식을 파는 프랜차이즈 가게에서 메뉴도 최대한 비슷한 걸로 골라봤는데요.

핫도그는 명동 노점이 5000원, 프랜차이즈 가게는 2600원 거의 절반 가격이죠.

크레페도 9000원, 5800원, 요즘 인기 간식으로 떠오른 탕후루도 5000원, 3000원으로 대부분 명동 노점이 두 배 가까이 비쌌습니다.

물론 노점 음식이 꼭 더 저렴해야하는 건 아니죠.

명동 노점 상인들은 "물가가 너무 올라서 어쩔 수 없다"는 설명도 많이들 하는데요.

원재료 물가 인상 부담을 똑같이 느끼는 프랜차이즈들도 이정도 가격이란 걸 보여드리려는 겁니다.

[앵커]

저 가격을 고수한다는 건 내국인 장사는 포기하겠다는 거 아닌가요?

[기자]

실제 현장에서 내국인 고객은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포인트가 더 있죠. 사실 명동은 쇼핑의 중심지였죠.

그런데 요즘 외국인들은 명동 아닌 다른 곳에서 하는 쇼핑을 더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최근 외국인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뜬 한 백화점을 다녀와봤습니다. 영상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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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로 가득찬 서울 여의도의 한 대형 백화점입니다.

의류 매장과 카페가 들어선 지하 층을 다니는 사람의 절반 가량은 외국인입니다.

한 켠에 늘어선 줄로 가봤습니다.

[여기 택스 리펀드를 받는 곳이다보니까 외국인들이 이렇게 많이 서계세요. 여기도 이렇게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곳에서 쇼핑 후 개별소비세 등을 돌려받으려는 외국인들입니다.

이 백화점의 전체 매출 중 약 11%는 외국인이 맡고 있습니다.

대부분 명동은 다녀온 사람들인데 이미 바가지 요금 논란을 알고 있습니다.

[케빈김/미국 : 너무 비싸요 명동은요. 소셜미디어에서 봤어요. 너무 비싸다고]

[버니스/타이완 : 명동 상인들은 가격표를 안 붙이고 원하는 가격을 부르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우리는 모르죠.]

명동 바가지를 피해 백화점에서 쇼핑을 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칼멘/독일 : 그 소식 들었어요. 그런거 정말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명동에서는 그냥 걷기만 했어요.]

이들 대부분은 가이드북 대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으로 여행 정보를 찾습니다.

비싼 가격에 비해 맛은 썩 좋지 않다는 평가부터, 남대문을 가면 비슷한 음식이 더 싸다는 정보까지 자세히 올라와 있습니다.

한국에서 직접 느끼고 겪은 정보들을 공유하는 외국인들은 차츰 관광과 쇼핑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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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일 관광객이 "명동 바가지 물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명동에서는 그냥 걷기만 했다" 이런 말을 한 건 좀 새겨들을만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 외국인 관광객들도 다른 쪽으로 분산되는 현상이 나타나는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성수동, 압구정, 홍대입구 같은 곳이 대표적입니다.

예전에 이런 곳은 일부 개인 관광객들만 가는 곳이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도 찾는 곳이 됐습니다.

이게 수치로도 나타납니다. 최근 BC카드에서 내놓은 자료입니다.

서울 주요 상권에서 외국인이 쓴 카드 매출을 분석한 겁니다.

우리나라를 찾은 관광객이 절정에 달했던 게 코로나19 유행 직전, 그러니까 2019년 8월인데요.

그때와 비교해 매출이 얼마나 회복되고 있는지를 지역별로 나타낸 겁니다.

먼저 명동을 볼까요.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 전에는 2019년 매출의 42% 수준이었거든요.

중국인 들어오면 엄청나게 반등한다고 기대했는데 아니었습니다.

45% 오르긴 했지만 큰 차이 없습니다.

강남역은 외국인 매출이 2019년 대비 5%로 완전 무너졌다가 역시 제대로 회복을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성수동을 볼까요?

중국 단체 관광이 오기 전부터도 800% 넘게 매출이 늘었고요. 이후 1000% 넘게 늘었어요.

이쯤 되면 이제 중국 관광객의 성지는 성수동이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카드 매출을 보면 이분들이 어디에서 얼마나 돈을 쓰는지가 보이는군요.

[기자]

이렇게 돈의 흐름과 소셜미디어 분위기를 보면 명동이 관광1번지 자리를 지키기 쉽지 않겠다는 걸 감지할 수 있습니다.

[앵커]

아까 소개된 가격표시제가 효과가 있으면 좋겠네요.

[기자]

계란빵을 예로 들어볼까요. 지금 명동에서 한 개 2000원인데요.

가격표시제가 잘 되면 이걸 누군가 3000원 4000원으로 바가지 씌우는 건 막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미 비싼 지금 가격을 어떻게 내리냐는거죠.

지자체도 가격을 올리고 내리는 건 관여 못하거든요.

지금 명동에선 어느 노점을 가도 계란빵은 2000원이거든요.

가격을 표시하되 가격 경쟁도 이뤄져 1500원 1300원 하는 경쟁 노점이 생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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