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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메가스터디 200억대 해킹범 잡고보니 고등학생

입력 2023-09-2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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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이 텔레그램을 통해 올린 인터넷 강의 해킹 영상. 일부 해킹영상을 무차별적으로 유포한 뒤 추가 유포를 막으려면 비트코인을 입금하라고 업체를 협박했다 〈사진=텔레그램 캡처〉

A군이 텔레그램을 통해 올린 인터넷 강의 해킹 영상. 일부 해킹영상을 무차별적으로 유포한 뒤 추가 유포를 막으려면 비트코인을 입금하라고 업체를 협박했다 〈사진=텔레그램 캡처〉

인터넷 서점의 전자책과 입시업체의 동영상 강의를 해킹한 뒤 돈을 요구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컴퓨터 등 사용사기, 정보통신망법·저작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등학교 2학년생 A군(16세)을 검거해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A군의 지시를 받고 피해업체로부터 금품을 뜯어낸 29살 B씨와 25살 C씨는 공갈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A군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인터넷서점 알라딘과 입시학원 시대인재·메가스터디 등 4개 업체를 해킹했습니다.

A군은 해킹 성공으로 전자책 215만여 권과 강의영상 700여 개 등 203억 원 규모의 콘텐츠의 디지털 저작권 관리기술(DRM)을 풀 수 있는 복호화 키를 탈취한 뒤 해당 업체들에 금품을 요구했습니다.

보통 전자책과 동영상 강의 등 전자저작물은 DRM을 통해 암호화돼 있어 정상적으로 결제한 구매자만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지만, A군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열쇠'를 빼돌린 겁니다.

 이승운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장이 범행에 사용된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운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장이 범행에 사용된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군은 알라딘에게는 100 비트코인(약 36억 원)을 지급하지 않으면 빼돌린 전자책 100만 권을 모두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약 8,600만 원을 뜯어냈습니다.

또 지난 7월에는 시대인재와 메가스터디 강의 동영상 약 700개의 DRM을 해제한 뒤 5 비트코인(약 1억 8천만 원)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A군이 DRM 해제 방법에 관심을 가진 뒤 해킹 기술을 익혀 피해 업체의 보안상 허점을 집요하게 노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군은 이 과정에서 자동화된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했으며 서버 운영방식 등 네트워크 구조에 대한 이해도 전문가급으로 갖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A군이 개인용 컴퓨터와 클라우드에 보관하고 있던 전자책 복호화 키를 전량 회수했고, 이미 유포된 전자책 5천 권과 강의 동영상 약 700개 이외에 추가로 유포된 자료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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