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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양성' 영재학교서도…"장학금 토해내도 의대 갈래요"

입력 2023-09-19 10:21 수정 2023-09-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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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이번엔 '의대 쏠림' 현상입니다. 의사 인기야 늘 좋았지만, 요즘처럼 '강력한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이공계 인재 기르라고 나랏돈까지 받는 '전국 8개 영재학교'에서도 의대 쏠림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장학금 도로 뺏고, 추천서 안 써준다고 해도, 이런 불이익 감수하고서라도 의대 가겠다는 학생이 매년 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의 한 과학고를 졸업한 학생은 재수를 한 뒤 의대에 진학했는데요, 주변 친구들도 의대 진학을 고민했다고 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A씨/의대생 : 15% 정도 되는 것 같고, 부모님의 권유가 있거나 자기도 좀 의대를 한번 써볼까. 직업적 안정성을 추구하는 친구도 있고.]

이렇게 일부 영재학교 학생들이 입학 후 이공계가 아닌, 의약학계열 대학으로 진로를 바꾸고 있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8개 영재학교에서 의약학계열 대학에 간 학생은 총 83명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3년간 200여 명이 넘었는데,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기자]

영재학교는 '과학기술 인재 양성'이라는 취지로 설립된 학교들이잖아요. 교육비는 세금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의대 진학을 하면 지원받은 돈을 뱉어내야 하고, 여러 불이익이 있잖아요?

[기자]

불이익 주는 이유는 '원래 취지에 맞게 과학 인재가 돼라'는 건데, 그 효과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해 서울과학고의 경우, 의약학계열 대학에 지원한 47명에게 3억 2천만원 가량을 환수했습니다.

[앵커]

결국은 이렇게 불이익이 있더라도 '의사만 한 직업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거잖아요?

[기자]

의대 입학의 좁은 관문을 넘어 힘든 수련 과정을 거치면 또래 직장인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고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일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나라의 의사 평균 연봉은 2020년 기준으로 2억 3천만원 가량입니다.

[앵커]

개인의 입장에선 이게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지만, 기초 과학 분야를 키우자는 영재학교 취지에 비춰보면, 학생들이 대거 의대로 진학하고 있다는 건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기자]

'지금의 합리적 선택이 나중엔 비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런 말도 있잖아요. 나중에 사회 상황이 바뀌면 또 의대 또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기가 바뀔 수도 있지 않겠냐는 예측도 있고요. 쏠림 현상 걱정이네요.

[앵커]

네, 어찌 됐든 올해도 의대 입시 경쟁률은 거셀 걸로 보입니다. 이번 수능은 27년 만에 처음으로 고등학교를 이미 졸업한 수험생 지원율이 30%를 넘었다고 합니다. 이들 중 일부가 상향 지원을 하면서 의대로 몰리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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