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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좀 자게 해달라" 한밤중에도 환한 아파트…무슨 일

입력 2023-09-1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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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최근 아파트 근처에 풋살장이 생기면서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풋살장에서 조명을 환하게 켜고, 소음이 심해 밤잠을 설친다고 호소합니다.

아파트엔 야간풋살을 멈춰달라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해가 지자 풋살장에는 조명탑이 켜집니다. 건너편 아파트와 거리는 70미터 밖에 되지 않습니다.

풋살장 맞은편에 있는 아파트에선 불을 다 껐는데도 천장을 따라서 빛이 부엌 안쪽까지 들어옵니다. 풋살장과 가까운 안방은 더 심각한데요. 빛이 아래에서 올라와서 방 전체가 밝습니다.

[앵커]

한밤중인데도 집 전체가 환하게 밝은데요, 저 풋살장이 생긴 지 한 달 정도 됐다고 하는데, 그 사이 커튼을 새로 단 집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심지어 커튼으로도 빛이 안 막아져서 난간에 담요를 둘러둔 집도 있는데요. 그래도 빛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아서 주민들은 제대로 잠을 자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들어보시죠.

[박남열/인근 아파트 주민 : 잠을 못 자니까 맨날 수면제 처방받아서 근근이 1시간, 2시간 쪽잠을 자고 있어요.]

[앵커]

이게 빛도 빛이지만 큰 소리를 내면서 공을 차기 때문에 소음도 심각하다고요?

[기자]

경기장에서 나오는 소리들 중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50데시벨 이상의 소리들을 기록해 봤습니다. 공을 차는 소리부터 박수 소리까지, 30분 동안 난 소리만 380번이 넘습니다.

주민 이야기 들어보시죠.

[이순옥/인근 아파트 주민 : {와!} 저렇게 시끄러운데. 들리죠? 이렇게 하루 이틀이어야지 살죠.]

[기자]

한밤중 이어지는 경기에 참다 못한 주민들이 풋살장으로 내려왔습니다. 다툼이 발생해 경찰까지 출동했습니다. 풋살장 관계자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풋살장 관계자 : 갑자기 저분이 손님들한테 욕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도 짜증이 나서 욕한 거예요.]

[앵커]

왜 이렇게까지 됐을까를 살펴보면 풋살장 설치에 대한 기준이 따로 없다는 거죠?

[기자]

풋살장은 허가나 신고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공간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풋살장 측은 새벽 1시까지던 영업시간을 자정까지로 조정했다며 다음 주부터 조명 밝기를 낮추는 공사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새벽 1시 영업시간을 자정으로 한 시간 앞당긴다는 건데, 글쎄요. 주민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는 않을 것 같네요.

운동을 하는 사람은 눈치 안 보고 취미생활을 하고, 주민들은 편안히 쉴 수 있도록 명확한 규정이 필요할 것 같고요. 꼭 규정으로 다 정하지 않더라도, 이건 이웃 간 예절의 문제잖아요. 밤늦게까지 환한 불빛 켜고, 함성 지르면 누군가는 피해를 보는 거니까요. 그냥 '기본'에서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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