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스로 생을 마감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신고까지 당했다는 사실,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왕의 DNA'란 표현을 썼던 교육부 사무관으로 인해 직위해제를 당했던 교사 역시 학교폭력 가해자로 몰렸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학교폭력 신고가 교사를 괴롭히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단 지적입니다.
임예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교육부 사무관은 경찰 등에 아동학대로 교사 A씨를 신고했습니다.
자신의 아이를 '왕의 DNA'라 표현하며 담임교사에게 편지를 보냈던 사무관입니다.
끝이 아니었습니다.
교사는 학교폭력 가해자로도 지목됐습니다.
A씨는 "아동학대 신고에 이어 학교폭력 신고까지 지속적으로 처벌 요구가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렸습니다.
교육부 사무관은 교사가 아이를 교실에 혼자 뒀고, 친구들에게 아이의 장단점을 쓰게 하는 등 아동학대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학폭위는 다른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른 학생들을 인솔해야 해서 사무관의 아이를 교실에 남겼다는 등에 비춰 학대나 학교폭력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수사기관 조사 뿐만 아니라 학폭위까지 거치면서 해당 교사는 "홀로 감당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학생이 아닌 성인에게는 학교폭력 처분을 내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교사들에게는 큰 부담입니다.
[한아름/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 학교폭력 신고를 하게 되면 아예 조사 자체를 학교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심리적으로 압박스러운 상황이 될 것 같아요.]
특히 교권 침해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윤미숙/초등교사노조 대변인 : 애랑 싸우려고 하는 건 아니잖아요. 지도하려고 하는 거지. (학교폭력) 가해자로 교사가 들어간다는 건 교사를 괴롭힐 수 있구나라는…]
한편, 숨진 대전 교사의 유족은 악성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를 경찰에 고소하고, 학폭위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곽세미 배장근]